웬디 셔먼 미국 국무부 부장관이 2일 한일 외교차관과 통화를 하고 북한의 잇단 미사일 발사를 강하게 비난했다. 올해 신년 대외 메시지를 생략한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오는 6일 한국의 정기국회 격인 최고인민회의에서 이와 관련해 강경 발언을 내놓을지 관심이 쏠린다.
미 국무부는 이날 유선으로 진행된 한미일 외교차관 통화 사실을 전하며 “셔먼 부장관이 북한의 최근 점증하는 탄도미사일 발사는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결의를 위반하는 것이며 지역을 불안정하게 만드는 것이라고 비난했다”고 밝혔다. 셔먼 부장관을 비롯해 최종건 외교부 1차관, 모리 다케오 일본 외무성 사무차관은 한미일 삼각 공조의 중요성을 재확인하며 북한이 대화와 외교의 길로 나올 것을 촉구했다.
외교가에서는 김 위원장이 6일 제14기 제6차 최고인민회의에서 이를 반박하는 대외 강경 메시지를 낼 가능성에 주목했다. 김 위원장은 이 회의체의 대의원은 아니지만 지난 2019년 이후 시정연설을 통해 수시로 대외 입장을 표명했기 때문이다. 김 위원장은 2019년 4월 최고인민회의 시정연설에서 미국에 3차 북미정상회담 용의가 있다고 밝혔고 지난해 9월 회의에서는 남북 통신연락선 복원 의사 등을 전달했다. 북한 매체들은 이번 최고인민회의 의제는 2021년 사업 정형(실태)과 예산 결산, 2022년 과업과 예산, 육아법·해외동포권익옹호법 채택 등이라고 짧게 소개했다.
앞서 북한은 지난달 20일에도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취임 1주년 기자회견에 맞춰 당 정치국 회의를 열고 핵·미사일 개발에 대한 모라토리엄(유예) 해제 검토를 공개적으로 시사했다. 북한 외무성은 이달 1일 일본·프랑스의 북핵·미사일 폐기 요구 공동성명을 두고 “명백한 반공화국 적대 행위로 정정당당한 자위권 행사에 대한 용납 못 할 도전”이라고 맹비난했다.
한편 조선중앙통신은 김 위원장이 1일 아내 리설주와 함께 평양 만수대예술극장에서 설 명절 경축 공연을 관람했다고 이날 전했다. 리설주가 공식 석상에 모습을 드러낸 것은 지난해 9월 9일 김일성·김정일 시신이 안치된 금수산태양궁전을 참배한 후 145일 만이다. 통신은 16일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여든 번째 생일(광명성절)을 앞두고 그의 업적을 재조명하면서 “전체 인민이 김정은 동지의 사상과 영도를 충직하게 받들어나가야 한다는 것은 위대한 장군님의 간곡한 유훈”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