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십 년 넘게 들었던 오해들, 무시가 답이라 생각했는데 저도 지쳐요. 수년 동안 절 괴롭혀 온 악플들 이제 그만해주세요. 버티기 힘들어요. 이젠 그만해달라고.”
지난해 8월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통해 악플로 인한 고통을 호소했던 프로배구 남자부 삼성화재 레프트 김인혁(1995~2022)이 자택에서 숨진 채 발견된 것과 관련해 경찰은 5일 “타살 혐의점은 없다”는 쪽으로 결론 내렸다.
앞서 지난 4일 오후 3시께 김인혁은 자택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당시 김인혁의 지인이 “김인혁과 연락이 닿지 않는다”는 구단 측 연락을 받고 그의 자택에 방문했다가 발견해 경찰에 신고한 것으로 알려졌다. 경기 수원남부경찰서 관계자는 김인혁이 숨진 채 발견된 자택 등을 살펴본 후 “김인혁의 자택에서 신변을 비관하는 내용의 메모가 발견됐다”면서 “외부에서 침입한 흔적도 없어 현재까지 타살 등 범죄 혐의점은 없는 것으로 보고 있다”고 밝혔다. 경찰 측은 “추가 조사가 필요한 부분이 있는지 들여다본 뒤 특이점이 없으면 내사 종결할 방침”이라고 덧붙였으며, 유가족의 뜻에 따라 부검은 실시하지 않기로 했다.
1995년생인 김인혁은 진주 동명고와 경남과학기술대학교를 졸업한 후 2017년 신인드래프트 2라운드 3순위로 한국전력에 입단했다. 이후 2020년 11월 삼성화재로 이적했다. 부상 등으로 김인혁은 2021-2022시즌에 단 2경기만 뛰었고, 지난해 12월부터는 치료 등을 위해 자택에 머물렀다. 고전할 당시 김인혁은 자신의 SNS를 통해 악플에 대한 고통을 수차례 호소했다.
그는 지난 2020년 구단과의 갈등과 쏟아지는 악성 댓글에 극단적 선택을 한 여자 프로배구 고유민(1995~2020)과 절친했다. 고유민이 세상을 등졌을 당시 김인혁은 자신의 인스타그램에 고인에 대한 그리움과 안타까움을 담은 글을 올렸다. 그해 8월 고유민 사건을 계기로 포털 사이트들은 스포츠면에서 댓글을 차단했음에도 불구하고 김인혁은 SNS 댓글과 DM(직접 메시지) 등을 통한 악플로 고통을 겪었다고 한다. 유족은 고인의 빈소를 경남 김해시 한솔재활요양병원 장례식장 301호에 마련했다. 발인은 7일 오전 9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