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미국 증시에서 알파벳, AMD 등 굵직한 기업들이 실적 호조 소식에 힘입어 반등 흐름이 이어지자 미국에 투자하는 상장지수펀드(ETF)들이 각광을 받고 있다. 미국 증시가 부침을 겪으며 하락세를 보인 때를 틈타 투자자들의 저가 매수세가 이어지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6일 한국펀드평가에 따르면 국내 상장된 미국에 투자하는 ETF 52개에는 지난 4일 기준 일주일 간 2334억 원이 유입됐다. 연초 이후 지수 상승을 기대하는 투자자들은 매주 2000억~3000억 원씩 미국 ETF를 사들였다. 한 달 동안은 9276억 원이 들어왔고, 3개월과 6개월 기준으로는 각각 2조 8119억 원, 4조 7158억 원씩 규모가 증가했다.
연초 이후 크게 흔들렸던 미국 증시는 이달들어 빅테크주들의 실적 개선에 다우지수와 S&P500지수, 나스닥지수가 반등에 성공했다. 이경민 대신증권 연구원은 “단기 낙폭 과대에 대한 인식 속에 달러화와 금리 하향 안정이 투자심리 회복으로 이어졌고, 성장주 중심의 실적 호조, 투자의견 상향 조정 등이 상승동력이 됐다”고 분석했다.
대표지수를 추종하는 상품과 기술주에 투자하는 ETF가 특히 관심을 끌었다. ‘TIGER미국S&P500 ETF’와 ‘TIGER미국필라델피아반도체나스닥ETF’ ‘TIGER나스닥100’에 한 달 간 각각 2252억 원, 1956억 원, 1969억 원씩 자금이 들어왔다. ‘TIGER미국필라델피아반도체 ETF’에도 1271억 원이 유입된 것으로 집계됐다.
전문가들은 다음 주 미국 연준의 통화정책 방향에 주목해야 한다는 의견을 내놓았다. 1월 미국 소비자물가 발표와 연준위원들의 발언들에 따라 미국 증시 행보가 결정되기 때문이다. 김유미 키움증권 연구원은 “일부 연은 총재들이 3월 50bp(1bp=0.01%) 금리 인상에 회의적인 입장을 내비치며 금융 시장에서 안도감이 이어지고 있다”면서도 “연준위원들이 다시 긴축적인 발언의 수위를 높인다면 금융시장의 변동성이 확대될 수도 있다”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