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신 모범국'으로 평가받았던 이스라엘에서 최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중환자가 사상 최대를 기록했다. 지난 5일(현지시간) dpa 통신에 따르면 이스라엘 보건부는 자국 내 입원 중인 코로나19 중환자가 1,229명으로, 기존 기록인 지난해 1월 26일의 1,185명을 넘어섰다고 밝혔다.
이스라엘 보건부에 따르면 인구 900만 명 수준인 이스라엘에서 100만 명당 하루 사망자 수는 지난달 급증해 최근에는 5명 수준으로 늘었다. 이는 지난해 코로나19 알파 변이 유행 당시 최고 기록(6.98명)에 다가서는 것이다.
이스라엘은 2020년 말 서둘러 백신 보급에 나서 한때 세계 최초로 집단면역에 근접했다는 평가를 받은 바 있다. 또 이스라엘은 1·2차 추가접종(부스터샷)도 가장 먼저 시행했다. 하지만 영국 일간 텔레그래프는 한때 세계 최고였던 이스라엘의 백신 접종률은 현재 백신 후발국들에 따라잡혀 중간 수준에 머물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스라엘은 확진자가 폭증하던 지난달 백신 접종을 마친 외국인의 입국을 전면 허용했고, 이달 들어 백신 미접종자의 공공장소 접근을 제한하는 '그린패스'(Green Pass) 적용 대상을 대폭 축소한 바 있다. 또 이스라엘 히브리대 바라크 라베 교수는 올해 자국의 코로나19 사망자 822명 중 백신 미접종자는 293명에 불과하다면서 "백신이 전혀 효과 없다는 건 아니지만, 지난해 8월 접종한 1차 부스터샷의 효과가 다소 감소한 것 같다"고 평가했다.
특히 높은 접종률에 비해 60세 이상 연령층의 접종률은 90%에 못미치는 등 취약층의 백신 접종률은 기대 이하 수준을 보이고 있다. 뿐만 아니라 전염력이 높은 오미크론 변이가 유행하는 상황에서도 이스라엘 당국이 밀접접촉자를 격리하지 않는 등 방역 제한을 완화하고 있는 것도 최근의 상황 악화와 관련 있다고 텔레그래프는 평가했다.
텔레그래프는 이스라엘의 코로나19 상황을 반면교사 삼아 백신을 이용해 면역력을 계속 유지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오미크론 변이가 기존 알파·델타 변이보다 덜 위험하더라도 중국 후베이성 우한(武韓)에서 처음 확인된 바이러스 정도는 된다는 것이다. 라베 교수는 "이스라엘은 오미크론 변이 증세가 비교적 가볍다는 생각에 확진자 급증을 용인했다는 측면에서 너무 느슨해졌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