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사내칼럼

[기자의눈] 새 카카오 수장에 거는 기대





카카오(035720)는 지난 2020년 메신저 ‘카카오톡’ 출시 10주년을 맞아 ‘카카오스러움’에 대해 설명하면서 “새로운 길을 가려고 할 때 두려움을 갖지 않고 ‘한번 도전해보자’는 태도”라고 강조했다. 10년 전 지금의 모바일 환경을 아무도 예상 못했 듯 앞으로 10년 뒤 전혀 모르는 또 다른 세상에 대비하자는 것이다. 김범수 카카오 이사회 의장은 “이제 시즌2를 위해 카카오스러움을 계승 발전시키고 우리의 길을 찾아야 한다”고 주문하기도 했다.



하지만 최근 카카오의 모습은 도전과 혁신이라는 카카오스러움과 거리가 멀어 보인다. 내수 서비스 확대에 따른 기존 업체 및 중소상공인과의 갈등, 수수료 논란으로 택시·대리운전 사업 등에서 발생한 파열음은 ‘문어발 사업 확장’ ‘골목상권 침해’라는 날카로운 비판의 부메랑으로 되돌아왔다. 블록체인·인공지능(AI) 등 신사업에 소홀한 건 아니었지만 ‘굳이 카카오가 해야 되나’ 싶은 사업에까지 진출하고 불공정 이슈를 낳으며 많은 이들에게 실망감을 안겨준 것 역시 사실이다. 여기에 류영준 전 카카오페이(377300) 대표 등 경영진의 집단 주식 매도로 시장의 신뢰마저 저버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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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닥을 찍다시피 했던 카카오는 최근 남궁훈 전 카카오게임즈(293490) 대표를 신임 단독대표로 내정하며 권토중래해 변화를 모색하고 있다. 남궁 대표 내정자가 발탁 직후 내놓은 일성(一聲)은 메타버스였다. 그는 “국민들은 카카오에 단순히 새로운 기술로 세상을 바꾸는 것 이상의 역할을 기대하는 것 같다”며 “메타버스는 이러한 맥락에서 가장 사회적 요구에 가깝고 카카오가 가장 잘할 수 있는 도전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텍스트·소리·이미지·영상·게임 등을 한데 아우르는 카카오만의 메타버스를 선보이겠다는 구상이다.

대표 교체라는 강수를 둔 카카오가 본연의 ‘카카오스러움’을 찾길 기대한다. 직원들과의 소통에도 소홀해선 안 될 것이다. 안팎에서 더 이상 신뢰를 잃으면 이제 기회는 없다.

박현익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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