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 주식 투자자들의 한 주간 관심은 단연 메타 플랫폼스(구 페이스북) 였다. 시장 예상치를 밑돈 1분기 실적 가이던스 탓에 시간 외 거래에서 주가가 23%가량 급락한 것은 물론 유럽발 개인정보 및 반독점 규제 문제가 부각되며 최고의 이슈 종목이었다. 구글 모회사 알파벳은 지난해 4분기 매출이 전년동기 대비 32% 급증하며 예상치를 뛰어넘어 서학개미의 투심을 자극했다. 영국 반도체 설계회사 암(ARM)에 인수 무산 소식에도 주가가 오른 엔비디아는 메타를 밀어내고 시총 7위 자리에 올라선 덕분에 순매수가 이어졌다.
10일 한국예탁결제원에 따르면 지난 3일부터 9일까지 국내 투자자들이 가장 많이 순매수한 해외 종목은 유럽 규제 당국이 유럽 사용자의 개인정보를 미국으로 전송하는 것을 막을 경우 유럽에서 페이스북을 폐쇄할 수 있다고 밝힌 메타 플랫폼스였다. 주요 서비스인 페이스북과 인스타그램 등의 회원 수와 사용 시간이 모두 줄어들며 지난해 4분기 매출이 크게 나빠지고 1분기 실적 전망도 시장 전망치를 밑돌 수 있다는 소식에 나스닥이 요동칠 만큼 주가가 급격하게 하락했지만, 서학개미들은 저가 매수 기회로 삼으며 대거 사들였다. 이 기간에 총 9632만 달러(약 1151억 원) 어치를 순매수했다. 주가 급락으로 한 주간 수익률은 -30.56%에 달한다.
서학 개미들이 두 번째로 가장 많이 사들인 해외 종목은 지난해 4분기 90조원이 넘는 매출을 올리고 7월에 20대 1의 비율로 주식을 분할한다는 소식을 알린 구글 모회사 알파벳A였다. 총 4904만 달러(약 586억 원)를 순매수했다. 주간 수익률은 -3.82를 기록했다.
매수 3위는 반도체 대장주 엔비디아었다. 미국과 영국, 유럽연합(EU) 규제당국이 반도체 산업에서 독점 가능성을 우려한 탓에 소프트뱅크로부터 ARM을 인수하려던 계획이 무산됐지만, 메타버스 열풍으로 지금이 엔비디아 주식을 매입하는 좋은 기회라는 분석이 나오면서 주가는 상승세를 이어갔다. 지난 한주 순매수는 총 4515만 달러(약 539억 원)였다. 주간 상승률은 1.89%였다.
4위는 서학개미들의 꾸준한 사랑을 받는 프로쉐어즈 울트라프로 QQQ ETF(TQQQ)였다. TQQQ는 나스닥100지수의 일간 수익률을 3배로 추종하는 상품이다. 순매수 규모는 3425만 달러(약 409억 원)였다. 이어 5위와 6위는 각각 2425만 달러(약 289억 원)를 순매수한 전기차 스타트업 루시드룹(LCID), 1997만 달러(약 238억 원)를 순매수한 마이크로소프트(MSFT) 순이었다. 테슬라의 제품 공급 지연과 부품 제약을 우려에 동시 하락하자 루시드는 저가 매수세가 유입했고, 마이크로소프트는 사아버 보안 업체 맨디언트를 인수하기 위해 협상 중이라는 소식에 투심이 몰렸다.
7위는 인베스코 QQQ 트러스트(QQQ)였다. 총 1761만 달러(약 210억 원)을 순매수했다. 이 외에 페이팔 홀딩스(PYPL), 미국 어드밴스 마이크로 디바이스(AMD), SPDR S&P 500 ETF(SPY) 등이 10위권에 이름을 올렸다.
한편 커진 변동장 흐름 때문이지 지난 한 주 상위권 15위 가운데 ETF·ETN 종목이 3개를 불과해 서학개미들은 레버리지·인버스 상품에 대해 수세적인 투자 베팅을 보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