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경제·마켓

"메타버스· AI 중심으로 대체 투자 확대할 것"

‘2000억 달러 국부펀드 운용’ 진승호 KIC 사장 블룸버그와 인터뷰

샌프란시스코 사무소 인력 충원

실리콘밸리 스타트업에 집중 투자

지난 해 17%였던 대체 투자 비중 25%까지

채권자산은 올해 3%P 정도 축소

진승호 한국투자공사(KIC) 사장 /서울경제DB진승호 한국투자공사(KIC) 사장 /서울경제DB




진승호(59·사진) 한국투자공사(KIC) 사장이 메타버스와 인공지능(AI) 분야를 중심으로 한 대체 자산 투자 확대 비전을 밝혔다. 장기적으로 대체 투자 비중을 4분의 1까지 높인다는 계획이다.

진 사장은 10일 블룸버그통신과의 인터뷰에서 “대체 투자를 가속화하기 위해 메타버스와 AI 분야의 유망한 실리콘밸리 스타트업 투자에 집중할 계획”이라며 이같이 밝혔다. 이를 통해 지난해 17% 수준이었던 KIC의 대체 투자 비중을 오는 2025년에는 25%까지 확대하겠다고 강조했다. 대체 투자는 주식·채권 등 전통적인 투자 상품이 아닌 경영 참여형 사모펀드(PEF), 헤지펀드를 포함해 부동산·스타트업 등에 투자하는 방식을 말한다. 대체 투자 비중을 늘리면 포트폴리오 다양성이 확보돼 펀드의 지속 가능성도 높아진다.



진 사장은 또 현재 2000억 달러(약 240조 원) 수준인 펀드 규모를 2025년에는 3000억 달러(약 360조 원)까지 키운다는 방침도 내비쳤다. 실현되면 지난달 기준 두바이투자공사(ICD)의 펀드 규모(3020억 달러)에 맞먹는 수준이다. KIC의 펀드 규모는 지난 5년간 두 배 가까이 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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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 사장의 메타버스 등에 대한 투자 확대 방침은 국부펀드가 미국 최대 암호화폐거래소 코인베이스에 투자하는 등 투자처를 확대하려는 행보와 무관하지 않다. 지난 9일(현지 시간) KIC가 미국증권거래위원회(SEC)에 제출한 지분 공시에 따르면 KIC는 지난해 4분기 코인베이스의 주식을 8700주 매수했다. 현재 주가 기준 190만 달러 규모다. 진 사장이 앞서 암호화폐 투자와 관련해 “국부펀드 투자처로는 적합하지 않다”고 선을 그었지만 KIC가 처음으로 암호화폐 관련 자산에 투자한 것이다.

지난해 7월 취임 기자간담회에서 발언하는 진승호 한국투자공사(KIC) 사장. /서울경제DB지난해 7월 취임 기자간담회에서 발언하는 진승호 한국투자공사(KIC) 사장. /서울경제DB


블룸버그통신은 해외 투자를 통해 2000억 달러의 국부펀드를 운용하는 KIC가 대체 투자를 늘리겠다는 점을 집중적으로 소개했다. 대체 투자를 늘리는 데 있어 미국 실리콘밸리는 중요한 거점이다. 진 사장은 실리콘밸리 벤처 생태계에 여전히 많은 기회가 남아 있다고 봤다. 그는 “일부 투자자들은 실리콘밸리가 이미 포화 상태라고 말하지만 여전히 실리콘밸리는 글로벌 성장의 큰 원동력”이라며 “열심히 찾는다면 여전히 그곳에 기회는 있다”고 설명했다. 실리콘밸리 투자 확대를 위해 KIC 샌프란시스코 사무소 인력을 충원하고 테크·헬스케어·친환경 분야 스타트업 분야에 집중하기로 했다.

진 사장은 벤처 투자 외에 코로나19 팬데믹(세계적 대유행) 이후 세계경제의 회복세가 목격되면서 호텔 등 부동산 투자에도 관심이 많다고 전했다. 진 사장은 올해는 대체 투자 비중을 2%포인트 높일 계획이라고 밝혔다. 반면 채권 자산은 올해 3%포인트 정도 줄일 계획이다. 그는 인터뷰에서 주식 보유를 소폭 늘려 기술주에 대한 투자를 이어가는 동시에 금리 인상으로 수혜를 볼 수 있는 금융주에 대한 투자도 검토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한편 KIC는 이번 분기보고서를 통해 다양한 자산에 새로 투자했다고 공개했다. 지난해 4분기 KIC는 전기차 업체 루시드그룹(종목명 LCID)의 주식을 10만 2700주, 리비안 주식을 4만 7200주 신규 매입했다. 또 후불 결제 업체 어펌의 주식도 2만 5900주 신규 매수한 데 이어 ‘동남아 우버’로 불리는 그랩도 25만 4403주 사들였다.


실리콘밸리=정혜진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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