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은행

'빚으로 버티는' 사장님…자영업 대출 2년새 50조↑

개인사업 대출 259조…23% 증가

가계대출 15.6%보다 가팔라

/연합뉴스/연합뉴스





코로나19 이후 자영업자 대출이 2년 새 50조 원 가까이 급증하며 가계대출보다 빠르게 불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빚으로 연명하는 자영업자가 늘고 있다는 우려와 함께 금리 상승기 대출의 부실 가능성도 커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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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일 국회 정무위원회 소속 강민국 국민의힘 의원이 금융감독원으로부터 받은 6개 시중은행(국민·신한·우리·하나·SC·씨티)의 대출 자료를 분석한 결과에 따르면 지난해 말 기준 개인사업자 대출 규모는 221만 3000건, 259조 3000억원이었다. 코로나19 전인 지난 2019년 말과 비교하면 2년 새 건수는 81만 8000건(58.6%), 규모는 48조 7000억 원(23.1%) 증가했다. 반면 같은 기간 가계대출은 건수 4.9%, 규모 15.6%의 증가세를 보였다. 금융 당국이 지난해 고강도 가계대출 총량 규제를 가하면서 가계대출 증가세는 제어가 됐지만 개인사업자 대출은 큰 폭으로 불어난 것이다.

코로나19 이후의 영업 제한으로 자영업자들이 어려움을 호소하는 가운데 대출이 급증하자 금융 당국도 상황을 주시하고 있다. 2020년부터 세 차례 연장된 소상공인 대출 만기 연장과 상환 유예 조처로 개인사업 대출의 부실이 드러나고 있지는 않지만 물밑에서는 어려움이 커지고 있을 수 있기 때문이다. 강 의원은 “개인사업자 대출 증가세는 자영업자들이 대출에 의존해 사업을 운영하고 있을 개연성이 크다는 것이며 경기가 어렵다는 것을 시사한다”며 정부에 면밀한 실태 파악과 대책 마련을 주문했다.

아울러 강 의원은 ‘무늬만’ 사업자 대출에 대해서도 우려했다. 가계대출 규제를 피하려고 사업자 대출을 받아 부동산 투자를 한 사례가 포착되므로 점검을 강화해야 한다는 것이다. 6개 시중은행이 자체 점검을 벌여 확인한 개인사업자 대출 용도 외 유용은 2019년 68억 4000만 원(26건)에서 지난해 194억 6000만 원(71건)으로 184% 급증했다. 다만 유용 확인 사례는 전체 대출 규모와 비교하면 미미했다. 그는 금융 당국이 국토교통부 등과의 협업으로 감독을 강화해 사업자 대출이 부동산 투기로 흘러드는 것을 차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태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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