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피플

[인터뷰] 장진호 푼타컴퍼니 대표 "택배로 맛보고 구매…기업·소비자 윈윈하죠"

■ 시식 플랫폼 '식후경' 운영

광고성 후기 등에 맛집 여부 의심

1인가구에 다양한 시식기회 제공

식품기업은 정확한 피드백 받아

상품개발·마케팅 효과에 큰 도움

장진호 푼타컴퍼니 대표가 서울 강동구 서울먹거리창업센터 내 사무실에서 시식 서비스 ‘식후경’을 소개하고 있다. 사진 제공=푼타컴퍼니장진호 푼타컴퍼니 대표가 서울 강동구 서울먹거리창업센터 내 사무실에서 시식 서비스 ‘식후경’을 소개하고 있다. 사진 제공=푼타컴퍼니




“다른 사람의 맛 평가만 믿고 식품을 구매했다가 후회하는 경우가 적지 않지요. 대형마트가 아닌 집에서 시식할 수 있는 온라인 ‘맛 경험 창구’를 만든 이유입니다.”



시식 플랫폼 ‘식후경’을 운영하는 푼타컴퍼니의 장진호(39) 대표는 최근 서울경제와의 인터뷰에서 “소비자에게 다양한 공짜 시식 기회를 주고 공급자에게는 맛 평가 데이터를 제공하는 플랫폼으로 새로운 시장에 도전할 것”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지난해 4월 첫선을 보인 식후경은 전국 식품들을 온라인상에 모아 놓은 일종의 ‘맛 편집숍’이다. 조리 음식이나 식품·재료 등을 선택한 후 택배비만 내면 배송받아 시식할 수 있다. 가령 보리굴비를 신청하면 굴비 한 마리가 포장돼 오고 입맛에 맞으면 식후경에서 상품 구매로 이어진다. 시식 종류는 500여 가지에 달하는데 한 제품에 한 번만 신청할 수 있다. 장 대표는 “다른 구매자의 댓글이나 광고성 후기에 의존하는 데서 벗어나 직접 경험 기회를 제공하는 데 초점을 맞췄다”며 “코로나19로 쇼핑 시설 내 시식이 제한된 상황에서 소비자가 선택권을 갖고 시식할 수 있는 유일한 서비스인 셈”이라고 설명했다.

집에서 시식 음식을 받아보는 독특한 경험 덕에 서비스 8개월여 만에 시식 건수가 4500여 건을 넘었다. 회원 5000여 명 가운데 75% 정도가 20대 후반~30대 초반 여성이다. 인기 품목은 밀키트, 간식류, 수산물 반찬 등이다. 그는 “여성이 주로 가정 내 식품 구매 결정권을 갖는다는 점과 1인 가구 증가 같은 최근 트렌드가 시식·구매 패턴에 반영되고 있다”고 소개했다.

시식에 따른 상품 평가 데이터는 또 다른 비즈니스의 핵심이다. 푼타컴퍼니는 신청자에게 배송 후 모바일메신저로 챗봇을 이용해 상세히 질문하고 답변자에게 마일리지를 준다. 이 같은 방식으로 모은 데이터를 분석해 전국 입점 업체 80여 곳에 제공한다. ‘떡볶이에 함께 넣은 튀김에 대한 호불호’ 같은 시식평은 식품 기업의 상품 개발·마케팅에서 중요한 정보가 된다. 장 대표는 “소비자 평가 정보를 얻거나 활용하기가 쉽지 않은 중소 업체들에 분석 데이터는 단기간에 매출을 끌어올릴 수단”이라며 “지금껏 1000건 넘는 데이터를 확보했으며 올해 5배 이상 늘리는 게 목표”라고 말했다.



대학에서 경영학을 전공한 장 대표는 11년간 광고 회사 경영기획과 식품 커머스 기업 사업총괄 등을 담당했다. 직장 생활 중에도 창업의 꿈을 놓지 않은 그는 농촌진흥청 등 대관 업무 경험을 계기로 농업과 온라인 판매를 연결하는 사업 아이디어를 떠올렸고 지난 2020년 푼타컴퍼니를 창업했다. 그는 “영세 업체들은 맛 좋은 상품을 만들어도 제대로 알릴 기회가 없어 덕을 보지 못한다”며 “앞으로도 전국을 돌며 직접 발굴해 맛 평가를 받는 기회를 넓히고 싶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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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 대표의 올해 숙제는 상품 확보와 인력 충원이다. 고기·과일 등 신선식품을 시식 카테고리에 추가하고 반려동물용 상품도 연내 내놓기로 했다. 챗봇 기술을 고도화해 데이터 가공 능력을 높이고 회원 수를 6만 명까지 늘리는 것도 목표다. 그는 “시식도 디지털 전환이 빠르게 진행돼야 할 분야”라며 “식품 산업의 수요·공급자 간 통로 역할을 하는 기업이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장진호 푼타컴퍼니 대표가 서울 강동구 서울먹거리창업센터 내 사무실에서 시식 서비스 ‘식후경’을 소개하고 있다. 사진 제공=푼타컴퍼니장진호 푼타컴퍼니 대표가 서울 강동구 서울먹거리창업센터 내 사무실에서 시식 서비스 ‘식후경’을 소개하고 있다. 사진 제공=푼타컴퍼니


박현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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