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경제동향

한은 “매출 늘어도 사람 안 뽑아…'고용 없는 성장' 갈수록 뚜렷”

고용증가율 변동폭

2017~19년 0.27%P로 둔화

소규모 서비스업서 두드러져

경쟁 심화에 설비 투자 영향

서울 시내 한 고용복지플러스센터에서 중장년 구직자가 구인 공고를 관심 있게 살펴보고 있다. 오승현 기자 2022.01.24서울 시내 한 고용복지플러스센터에서 중장년 구직자가 구인 공고를 관심 있게 살펴보고 있다. 오승현 기자 2022.01.24




기업 매출이 증가해도 일자리는 늘어나지 않는 이른바 ‘고용 없는 성장’이 점차 뚜렷해지고 있다는 분석 결과가 나왔다. 고용 없는 성장이 계속되면 경제 전반의 소비 여력이 떨어질 뿐 아니라 일자리 양극화도 심해질 수 있는 만큼 서비스업을 중심으로 하락하는 고용 창출력을 끌어올려야 한다는 지적이다.



14일 한국은행이 발표한 ‘성장과 고용 간 관계: 기업자료를 이용한 분석’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 2014~2019년 기업 매출 증가율이 1%포인트 상승(하락)하면 고용증가율은 0.29%포인트 상승(하락)한다. 고용증가율 변동 폭은 2014~2016년 0.31%포인트에서 2017~2019년 0.27%포인트로 점차 둔화되고 있다. 이번 분석은 상용 근로자 50인 이상이면서 자본금 3억 원 이상인 회사법인 4만 1467개사를 대상으로 이뤄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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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히 규모가 작은 서비스업 기업의 고용 창출 둔화 움직임이 뚜렷하게 나타났다. 서비스업 300인 미만 기업은 매출 증가에 대한 고용 민감도가 2014~2016년 0.28%포인트에서 2017~2019년 0.13%포인트로 하락했다. 이는 경쟁 심화로 기업의 가격 결정력이 떨어졌기 때문이라는 설명이다. 특히 숙박·음식, 정보통신, 사업 시설, 부동산업 등 일부 업종의 고용 창출이 더욱 부정적으로 나타났다. 반대로 제조업체는 기업 규모가 클수록 기계장치 투자가 활발해 고용 민감도가 떨어졌다.

노동생산성 수준별 고용 민감도를 추정한 결과 저생산성 기업보다 고생산성 기업의 고용 민감도가 낮게 나타났다. 특히 300인 미만 고생산성 기업의 고용창출력이 약한 것으로 분석됐다. 이 역시 매출 원가율 상승에 따른 비용 압력과 인력 감축을 통한 영업이익 확대 노력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결과로 분석했다. 노동 생산성이 높은 기업은 고용을 늘리기보다는 구조 조정을 통한 경영 효율화에 더 적극적이라는 것이다.

한은은 최근 나타나는 ‘고용 없는 성장’의 상당 부분은 소규모 서비스업의 고용창출력 약화에 기인한다고 평가했다. 서비스업의 고용이 증가하려면 신생기업을 늘려야 하는 만큼 창업에 우호적인 환경을 조성해야 한다는 결론이다. 송상윤 한은 조사국 과장은 “신생기업 고용지원, 신생기업 성장을 위한 인프라 구축이 필요하고 연구개발(R&D) 활성화를 유도해야 한다”며 “혁신과 고용 안정성을 동시에 달성한 기업에도 인센티브를 제공하는 등 기업의 혁신 활동이 고용 친화적으로 이뤄질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말했다.


조지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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