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 국내증시

외인 매도에 올 신저가만 5번…늪에 빠진 현대차

3.6%↓17만6500원…52주 최저가

외인, 매일 덜어내 이달 순매도 1위

7개월째 전년比 판매 감소·투심 위축

하반기엔 수급 정상화 낙관론 속

업계 "반도체 공급 차질 지속" 긴장





차량용 반도체 수급난 지속에 현대차(005380) 주가가 맥을 못 추고 있다. 특히 올 1월에도 생산 차질로 국내외 판매량이 감소하자 투자 심리가 차갑게 얼어붙는 모습이다. 증권가에서는 오는 하반기 수급 상황이 정상화되면 현대차가 그간 이연된 수요에 대응하며 판매 호조를 누릴 것이라는 낙관론도 나온다. 그러나 정작 업계에서는 반도체 수급 정상화까지 시간이 더 걸릴 것으로 내다보고 대응책을 마련하고 있어 전망이 불투명한 상황이다.




14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현대차는 전 거래일보다 3.55% 하락한 17만 6500원에 거래를 마쳤다. 주가는 올 초 대비 18% 가까이 떨어졌는데 현대차가 17만 원선까지 빠진 것은 지난 2020년 11월 26일(종가 17만 9000원) 이후 약 1년 2개월 만이다. 지난해 2월 25만 1000원으로 고점을 찍은 주가는 이날 장 중 17만 6000원까지 낙폭을 늘리며 또다시 52주 신저가를 기록했는데 현대차가 종가 기준으로 저가를 경신한 것은 지난달 26일부터 이날까지 5번에 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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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반도체 수급난이 올해 들어서도 개선될 기미가 없자 주가가 기를 펴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다. 2월 들어 이날까지 외국인은 현대차를 2964억 원가량 팔며 국내 증시에서 가장 많이 순매도한 것으로 나타났다. 외국인은 이 기간 하루도 빠짐없이 현대차를 순매도했다. 기관 역시 같은 기간 현대차를 735억 원 팔아치웠다.

특히 현대차가 지속적인 생산 차질을 빚고 있다는 것이 1월 판매 수치로 증명되자 투심이 더 급격히 위축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3일 현대차는 올해 1월 국내외 시장에서 지난해 1월 대비 12.1% 감소한 28만 2204대의 완성차를 판매했다고 공시했다. 지난해 7월부터 7개월 연속으로 전년 동기 대비 저조한 판매 성적을 내놓은 셈이다. 해외 판매의 경우 같은 기간 9.8% 줄어든 23만 5999대로 코로나19 충격이 컸던 2020년 7월 이후 최저치를 기록했다. 국내 판매 역시 22.3% 줄어든 4만 6205대로 집계됐다.

증권가에서는 반도체 수급 정상화가 이뤄질 시점을 여전히 오는 하반기 즈음으로 제시하며 현대차에 대해 낙관적인 전망을 유지하고 있다. 이번 1분기까지 수급 불균형이 악재로 작용하겠지만 2분기부터 공급 상황이 점진적으로 개선되기 시작해 하반기 수급 상황이 정상화되면 이연된 수요에 따른 판매 호조가 실적 개선 및 증익 모멘텀으로 이어질 것이라는 게 주된 견해다.

송선재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현재의 높은 가격에서 계약된 대기 수요들이 많다는 점에서 하반기 생산이 정상화되는 과정에서는 가격·물량 효과가 동시에 작용해 큰 폭의 이익 개선으로 전환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이상현 IBK투자증권 연구원 역시 “하반기 반도체 수급 개선이 기대된다”며 “선진국 시장에서의 판매 호조와 인도네시아 공장 가동으로 동남아 시장에서의 판매 증가로 수익성이 개선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정작 업계에서는 반도체 수급 정상화 시기가 당초 예상보다 늦춰질 가능성을 염두에 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지난주 현대차그룹은 생산 차질 해결을 위한 부품 확보를 위해 미국 반도체 업체들로 담당 임원을 급파한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 글로벌 반도체 시장에서의 유례 없는 수요 급증세에 반도체 주문량이 이미 올해 생산능력을 뛰어넘었다는 분석이 제기되자 수급 균형을 찾을 때까지 시간이 더 걸릴 가능성이 크다는 점을 고려한 것으로 보인다. 또한 반도체 업체들이 지난해 말부터 공장 신설에 나섰다고 해도 실제 공급으로 이어지기 위해서는 적어도 내년 상반기까지는 시간이 필요하다는 전망 역시 생산 차질 지속에 대한 우려를 높이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정혜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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