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기업

엔씨, '확률형 아이템 논란'에 영업이익 반토막… '탈리니지'로 돌파구

유저들 외면에 신작 연이어 참패

작년초 과도한 연봉 인상도 부담

"블록체인 등 신작으로 위기돌파"


지난해 과도한 과금 모델로 유저들의 강력한 반발을 샀던 엔씨소프트(NC)가 결국 영업이익 반토막이라는 성적표를 받아들었다. 리니지 게임 내 과금에 의존해 왔던 사업구조가 한계에 봉착했다는 우려가 현실로 나타났다. 엔씨는 올해 새로운 IP를 통해 전면적인 쇄신에 나설 계획이지만 돌아선 유저들의 마음을 되돌릴 수 있을 지는 미지수다.

15일 엔씨는 연결기준 지난해 영업이익은 전년 대비 55% 쪼그라든 3752억, 매출은 4% 줄어든 2조 3088억을 기록했다고 공시했다. 앞서 에프앤가이드가 예상했던 증권사들의 컨센서스(매출 2조 3532억 원, 영업익 4918억 원)를 크게 밑도는 성적이다. 지난해 4분기에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35% 상승한 7572억 원을 기록했다. 지난해 11월 출시한 ‘리니지W’ 혼자 3576억 원의 매출을 기록했다. 하지만 신작 출시에 따른 마케팅비(1181억)와 인건비(2562억)도 각각 119%, 47% 덩달아 증가하며 영업이익은 같은 기간 30% 하락한 1095억 원에 그쳤다.



엔씨는 지난해 이례적으로 신작을 많이 출시했지만 성적표는 초라했다. 그간 2~3년에 한 개 꼴로 신작을 내오던 엔씨는 지난해 3개의 신작을 한꺼번에 선보였다. 리니지M, 리니지2M이 모두 대박을 터뜨렸던 만큼 흥행을 기대했지만 리니지W를 제외한 ‘트릭스터M’, ‘블레이드&소울2’는 흥행에 참패했다. 신작의 연이은 실패로 인해 엔씨는 전년 대비 122% 불어난 마케팅비(2826억 원)만 비용으로 떠안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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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히 뼈아픈 점은 신작 부진의 가장 큰 원인이 유저들의 외면 탓이기 때문이다. 지난해 초 ‘리니지M 트럭시위’를 기점으로 수면 위로 드러나기 시작한 엔씨의 과금 정책에 대한 불만이 트릭스터M, 블소2를 계기로 폭발했다. 트릭스터M, 블소2 모두 리니지를 쏙 빼닮은 과금정책으로 '리니지 복붙(복사+붙여넣기)'이라는 비난을 샀다. 특히 엔씨는 블소2에 리니지M,2M의 핵심 과금유도 아이템인 '아인하사드'를 적용하지 않는다고 밝혔지만, 막상 출시된 게임에는 이름만 바뀐 유사 시스템을 적용해 유저들의 분노를 샀다.

지난해 초 단행한 연봉인상도 부담으로 되돌아왔다. 지난해 영업비용은 1조9336억 원으로 전년 대비 22% 늘었다. 이 중 인건비만 8495억 원으로, 전년 대비 18% 증가했다. 지난해 초봉을 개발직군 1300만+@, 비개발 1000만+@ 원 인상하며 업계 최고 수준의 보상안을 제시한 데 따른 것이다.

엔씨는 지난 14일 신규 IP 5종의 티저 영상을 공개하며 신작을 통한 위기 탈출에 나선다. 인터랙티브 무비, 수집형 RPG 등 장르도 다양화했다. 또 올 3분기 리니지W를 서구권에 출시하고, 4분기에는 콘솔 타이틀 'TL'을 출시해 글로벌 시장을 공략한다. 블록체인 시스템이 탑재된 게임도 올해 안으로 출시할 계획이다. 홍원준 엔씨 최고재무책임자(CFO)는 "오는 2023년부터 2025년에는 다양한 신작을 선보일 것"이라며 "개발 과정부터 고객의 피드백을 적극적으로 수용하겠다"며 쇄신 의지를 나타냈다.


정다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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