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정부의 핵심 인사로, 국정농단 사건과 관련해 유죄 판결을 받았던 안종범 전 청와대 정책조정수석이 17일 회고록을 공식 출간한다. 책 제목은 ‘안종범 수첩(조선뉴스프레스 펴냄)’이다.
경제학자 출신인 안 전 수석은 2014년 6월부터 2016년 10월까지 청와대 경제수석과 정책조정수석을 연이어 맡으면서 박근혜 정부의 경제, 사회, 복지 분야 핵심 정책을 총괄했다. 하지만 국정농단 사건에 연루돼 징역 4년, 벌금 6000만 원과 추징금 1990만 원 등 유죄 판결을 받았다.
그는 직무 수행 중 작성한 63권의 업무 수첩에 담긴 내용을 토대로 창조 경제를 제안한 2012년 대선 당시 분위기, 국정농단 사건의 전개 과정 등을 상세히 복기했다.
박 전 대통령에게 ‘비선 실세 존재 인정’을 적극적으로 설득하지 못했던 점에 대해서는 뒤늦게 후회했다. 그는 “대통령의 사과는 에둘러 표현하지 말고 직접 강하게 해야한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결과적으로는 내 뜻대로 되지 못했다”고 회고했다. 하지만 검찰 수사 방식과 법원 판결에 대해선 억울함을 주장했다.
안 전 수석은 국정농단 사건의 ‘스모킹 건’으로 불렸던 자신의 수첩을 책 제목으로 쓴 데 대해 “최근 수년간의 눈물과 고통, 회한과 아쉬움이 다 들어 있으니 나의 분신이라고 할 만하다”고 말했다. 또 그는 "누군가에게는 불편할 수도, 누군가에게는 비판의 대상이 될 수 있지만, 자신이 겪은 진실은 재판의 결과와 사뭇 다르기에 지금 밝히지 않으면 영원히 역사의 뒤안길로 사라질 수 있어 기록을 남기게 됐다"고 책을 쓴 이유를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