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국제일반

이래서 에이스, 최민정 마지막에 웃었다[베이징올림픽]

쇼트트랙 마지막 종목 1500m서 라이벌 스휠팅 누르고 金

평창 이어 2연패, 올림픽 통산 금 3·은 2개 ‘전설’로

남자 계주는 밴쿠버 이후 12년 만 메달 쾌거

1위로 골인하며 환호하는 최민정. 오른쪽은 네덜란드의 쉬자너 스휠팅. 연합뉴스1위로 골인하며 환호하는 최민정. 오른쪽은 네덜란드의 쉬자너 스휠팅. 연합뉴스




‘노 골드’는 한국 쇼트트랙의 ‘역대급’ 에이스 최민정(24·성남시청)에게 어울리지 않았다. 올 시즌 최강자라는 네덜란드의 쉬자너 스휠팅(네덜란드)에게 번번이 밀려 은메달 2개에 만족했던 최민정이 마지막 종목에서 기어이 스휠팅을 누르고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2018 평창 대회에 이어 1500m 올림픽 2연패. 올림픽 통산 메달은 5개(금 3, 은 2개)로 늘어났다. 평창 금 2개, 베이징 금 1개, 은 2개다. 올 시즌 월드컵에서 무릎과 발목 부상을 입은 최민정은 동료의 고의 충돌 의혹이 확산하면서 얻은 마음의 상처까지 떠안았지만 결국 마지막에 활짝 웃었다.



최민정은 16일 베이징 캐피털 실내경기장에서 끝난 2022 베이징 동계 올림픽 쇼트트랙 여자 1500m에서 2분 17초 789의 기록으로 1위에 올랐다. 스휠팅은 2분 17초 865로 3위, 아리안나 폰타나(이탈리아)가 2분 17초 862로 2위다. 이유빈(21·연세대)은 6위, 중국의 한위퉁은 7위로 마쳤다.

한국은 이번 대회 쇼트트랙 일정의 마지막 날에 최민정이 금메달, 남자 계주 대표팀이 은메달을 보탰다. 최종 성적은 금메달 2개, 은메달 3개다. 한국 쇼트트랙은 홈 팀 중국에 유리하게 적용된 논란의 판정 등 각종 악재 속에도 전통의 효자 종목으로서 자존심을 지켜냈다. 일부 주축 선수의 부상과 대표팀 간판이었던 심석희의 동료 비하·욕설 사건 등 내홍에 역대 최약체라는 우려를 안고 출발했던 대표팀이다.

1500m는 13.5바퀴를 도는 종목. 이유빈 1위, 최민정 2위 순으로 한국 선수 둘이 초반 레이스를 주도했다. 11바퀴쯤 남기고 한위퉁이 갑자기 치고 나가 스휠팅과 선두 그룹을 이뤘지만 8바퀴 남기고 최민정의 질주가 시작됐다. 4위에서 단숨에 1위로 튕겨나갔고 3바퀴를 남기고는 2위 그룹과 간격을 벌린 끝에 그대로 레이스를 마무리했다.

세계 기록 보유자인 최민정은 앞서 준결선에서 2분 16초 831의 올림픽 기록까지 추가했다. 이날 경기를 앞두고 “한국 여자 쇼트트랙은 항상 장거리에서 강한 모습을 보였다. 책임감을 느낀다”고 했던 그는 각오대로 이름값을 해냈다.



남자 계주는 12년 만에 올림픽 시상대 한 자리를 탈환했다. 맏형 곽윤기(33·고양시청)는 까마득한 동생들과 함께 은빛 질주를 합작하며 자신의 마지막 올림픽을 멋지게 마무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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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표팀은 남자 5000m 계주에서 6분 41초 69의 기록과 함께 캐나다(6분 41초 25)에 이어 2위로 결승선을 통과했다. 3위는 이탈리아.

한국 남자 대표팀의 올림픽 계주 메달은 2010 밴쿠버 대회 은메달 이후 12년 만이다. 2014 소치에서는 7위, 2018 평창에서는 4위를 기록했다. 평창에서는 헝가리·중국·캐나다가 금·은·동메달이었다. 한국은 2006 토리노 대회 우승 이후 16년 만의 금메달도 노려봤지만 남자 계주 최강 캐나다를 따라잡지는 못했다. 토리노 때는 빅토르 안(당시 안현수)과 이호석 등이 팀을 이끌었다.

한국은 박장혁(24·스포츠토토), 곽윤기, 이준서(22·한국체대), 황대헌(23·강원도청) 순으로 4명이 45바퀴를 이어 달렸다. 러시아올림픽위원회(ROC)·캐나다·이탈리아·중국과 레이스를 벌였다.

처음부터 1위로 치고 나간 한국은 18바퀴를 남길 때까지 선두를 지켰다. 이후 캐나다에 이은 2위로 자리를 바꿨고 중국이 3위에서 바짝 추격했다. 중국은 11바퀴를 남기고 넘어져 결선 진출국 중 최하위인 5위로 마감했다.

9바퀴를 남긴 시점에 박장혁이 캐나다와의 간격을 잘 좁혀 치열한 2파전 양상을 만들었다. 하지만 캐나다는 끝내 추격을 허용하지 않았고 마지막 주자 곽윤기가 안전하게 2위로 골인 한 뒤 동료들의 손을 잡고 서로 격려했다.

올림픽 출전이 세 번째인 베테랑이자 구독자 88만 명의 인기 유튜버이기도 한 곽윤기는 올림픽 은퇴 무대의 마지막 레이스에서 개인 두 번째 메달(밴쿠버 계주 은)을 가져갔다. 이번 대회 계주에만 출전한 그는 특유의 밝은 성격으로 분위기 메이커 역할을 하는 한편 석연찮은 판정에는 강한 어조로 소신 발언을 이어가 내부 결속을 다졌다.

1000m에서 어이없는 실격 판정을 받은 뒤 1500m에서 보란 듯 금메달을 땄던 황대헌은 대회 두 번째 메달을 손에 넣었다.


양준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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