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경제동향

시중 통화량 13년 만에 최대 증가…금리 올려도 인플레 불씨 활활

작년 12월 3613조…전년比 13%↑

정부 지출 확대 등에 1년새 420조 증가

예적금에 뭉칫돈 몰려 20.5조 급증

"통화 측면에서 물가 상승 점검해야"

설 명절을 일주일 앞둔 지난달 24일 서울 강남구 한국은행 강남본부에서 관계자들이 시중은행에 공급될 설 자금 방출 작업을 하고 있다. 사진공동취재단 2022.01.24설 명절을 일주일 앞둔 지난달 24일 서울 강남구 한국은행 강남본부에서 관계자들이 시중은행에 공급될 설 자금 방출 작업을 하고 있다. 사진공동취재단 2022.01.24




한국은행의 기준금리 인상에도 시중 통화량이 13년 만에 최대로 늘어났다. 정부가 연이은 추가경정예산을 동원해 재난지원금을 지급하며 풀린 돈이 부동산과 주식 등 자산에 이어 은행예금에도 몰리며 시중에 계속 유입되고 있는 것이다. 그동안 부동산·주식 등 자산 가격을 밀어올렸던 유동성이 물가 상승을 자극할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17일 한국은행은 지난해 12월 중 광의통화량(M2)은 3613조 원으로 전월 대비 23조 8000억 원(0.7%) 증가했다고 밝혔다. 전년 동월 대비 증가율은 13.2%로 전월(12.9%)보다 상승하면서 지난 2008년 11월(14.0%) 이후 약 13년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1년 만에 420조 원이 늘어난 셈이다. 협의통화량(M1)은 1341조 9000억 원으로 전월 대비 0.6% 줄면서 2018년 12월(-0.4%) 이후 3년 만에 감소 전환했다.



M2는 시중 통화량을 보여주는 지표로 현금과 요구불예금, 수시 입출금식 예금(이상 M1)에 머니마켓펀드(MMF), 2년 미만 정기 예적금, 양도성예금증서(CD)·환매조건부채권(RP) 등 곧바로 현금화할 수 있는 단기 금융 상품을 포함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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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주체별로 살펴보면 가계 및 비영리단체가 보유한 M2가 14조 4000억 원 늘었다. 가계대출이 감소 전환했지만 주식 등 대체 자산을 매도한 돈이 예적금 등으로 유입됐고 정부의 재난지원금 지급 효과가 계속되면서 가계 보유 통화량이 증가하고 있다. 특히 2년 미만 정기 예적금은 20조 5000억 원이나 증가했다. 기업도 14조 6000억 원 늘었는데 연말 정부가 재정자금을 집행하면서 기업에 돈이 흘러갔고 수출도 양호한 흐름을 보이면서 결제 자금도 유입된 영향이다.

코로나19 이후 저금리 환경이 조성되면서 대출이 가파르게 증가하고 주식·부동산 등 자산 가격이 오른 만큼 통화량 증가세는 당분간 이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한은이 유동성 회수에 나서면서 대출이 억제되자 M1 증가세는 한풀 꺾였는데 주식 투자 등으로 빠져나갔던 돈이 M2로 다시 유입되면서 통화량이 계속 증가하는 상황이다. M1 역시 전월 대비로는 감소 전환했지만 전년 동월 대비로는 15.6%로 여전히 높은 증가율을 기록하고 있다.

문제는 실물경제에 비해 시중 통화량이 가파르게 증가하면서 장기적인 인플레이션을 자극하고 있다는 것이다. 경제 규모에 비해 돈이 너무 많으면 인플레이션이 나타날 수밖에 없다. 한은 금융통화위원회에서도 통화적 현상으로서 물가 상승을 점검할 필요가 있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한 금통위원은 “금리가 거시적 파급 경로를 통해 간접적으로 물가에 영향을 미치는 것과 달리 M2 등 통화량은 물가와 보다 직접적인 관계가 있다”고 했다.


조지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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