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적 명문대는 거의 모두 사립이지만 우리는 유독 ‘국립대’를 ‘사립대’보다 선호해 왔다. 연유는 일제 강점기로 거슬러 올라간다. 당시 우리나라에 대학은 오늘날의 국공립에 해당하는 경성제국대학 뿐이었고 그 다음으로 내려가야 오늘날 주요 사립대학들의 전신인 ‘전문학교’가 있었다. 교육학 연구논문을 기반으로 한 신간 ‘한국 대학의 뿌리, 전문학교’는 교육·부동산·취업 등 우리사회 전반적 문제의 근원이기도 한 극단의 대학 서열 문화가 어떻게 탄생했는지를 역사적으로 짚고 있다. 일제 강점기에도 ‘입신 출세’를 위해서는 학력이 필요했고, 그 시절 사람들도 로스쿨에 해당하는 ‘법학교’와 의대인 ‘의학교’를 선호했기에 40대1을 웃도는 경쟁률이 벌어지기도 했다.
여러 개의 관립 전문학교가 합쳐서 만들어진 경성제대 외에도 연희전문학교와 세브란스연합의학전문학교가 전신인 연세대, 보성전문학교에 뿌리를 둔 고려대 등 오늘날 주요 대학의 시작을 만날 수 있다. 책은 역사적 근원을 통해 오늘날 한국 고등교육 체계의 문제점을 진단하고 해결책까지 모색한다. 1만8500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