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 IB&Deal

[시그널] 한국 '팹리스' 선봉장 파두, 상장 본격화

IPO 주관사 NH·한투 선정해 내년 상장 추진

SK하이닉스 파트너로 美메타에 제품 공급 계약

기업가치 3조 목표, '팹리스 불모지' 불명예 깬다

파두 칩 이미지/사진제공=파두파두 칩 이미지/사진제공=파두




국내 팹리스(반도체 설계) 벤처로 기술력을 인정 받은 파두가 주관사를 선정하고 기업공개(IPO) 작업에 착수했다. SK하이닉스(000660)와 합작으로 글로벌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페이스북 운영사인 메타에 기업용 SSD(저장장치)를 공급하면서 성장세가 가속화할 것으로 예상된 때문이다. 반도체 강국이지만 ‘팹리스’ 경쟁력이 약한 한국에서 처음으로 글로벌 경쟁력을 인정 받은 파두는 상장 후 기업가치 3조 원을 목표로 하고 있다.

22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파두는 최근 NH투자증권을 IPO 대표 주관사로, 한국투자증권을 공동 주관사로 선정했다. 파두와 주관사단은 내년 상반기 상장을 목표로 하고 있다. 파두는 2016년 6월 서울대 공대 '메모리 및 스토리지 구조연구실' 연구원들이 주축이 돼 설립한 팹리스 기업이다.



SK텔레콤 반도체 컨트롤러 개발자 출신인 남이현 대표와 글로벌 컨설팅기업인 베인앤컴퍼니에서 근무한 이지효 대표가 회사를 이끌고 있다. 삼성전자, SK하이닉스 출신 인력들이 중심이 돼 데이터센터에 쓰이는 SSD 컨트롤러를 개발했다. 다수의 벤처캐피탈(VC)이 파두의 성장 가능성을 높게 평가하고 투자한 상태다.



파두가 IPO에 박차를 가할 수 있게 된 건 지난달 SK하이닉스에 SSD 컨트롤러를 공급하기 시작하면서다. SK하이닉스는 최근 메타와 데이터센터용 SSD 공급 계약을 체결하면서 자사가 아닌 파두의 컨트롤러를 탑재하기로 했다. 데이터센터용 SSD 컨트롤러 만큼은 자사보다 우위에 있는 파두의 기술력을 인정해준 셈이다. 파두는 세계적으로 기술력을 과시하면서 향후 상장시 기업가치 산정에 활용할 주요 수주 실적도 확보하게 됐다.

파두는 메타에 SSD를 공급하면서 실적도 급성장할 전망이다. 지난해까지 약 250억 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하며 적자를 면치 못했던 파두는 올 해 메타 납품 계약으로 500억 원을 웃도는 매출 신장을 달성하면서 영업 실적이 흑자 전환할 것으로 기대된다. 글로벌 데이터센터 설립 수요가 늘어나는 데 발맞춰 다른 빅테크로 공급처 확대도 협의 중이다.

실적 개선과 더불어 파두의 몸값도 뛰어오르게 됐다. 파두는 그간 VC와 고액자산가의 투자를 수 차례 유치하면서 지난해 4500억 원의 기업가치를 평가 받은 바 있다. 글로벌 빅테크를 고객사로 확보하면서 탑-티어 반도체 기업 대접을 받을 수 있게 됐다는 관측도 나온다. 이에 따라 내년 상장 일정에 맞춰 실적 성장을 지속해 나가면 기업가치를 최대 3조 원까지 노려볼 수 있다는 분석이 제기된다.

반도체업계와 투자업계에선 파두의 IPO가 국내 팹리스 산업의 성장 가능성을 따져볼 시금석이 될 것으로 보고 있다. 국내 비메모리 반도체 설계 산업은 미국, 대만 등에 비해 경쟁력 및 사업 환경이 크게 뒤떨어지는 실정이다. 파두가 상장에 성공하고 목표한 기업가치를 달성하면 팹리스 스타트업이 중견 기업으로 도약하는 첫 사례가 된다.

IB업계의 한 관계자는 "파두를 필두로 세미파이브와 리벨리온 등 최근 팹리스 스타트업의 약진이 두드러지고 있다" 면서 “파두가 실적 성장과 상장에 성공하면 국내 팹리스 산업 생태계의 활력이 커질 것”이라고 기대했다.


최필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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