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경제동향

"국제노선 슬롯·운수권 반납"… 공정위, 대한항공-아시아나 결합 승인

다음주 대한항공-아시아나 결합심사 마무리…조건부 승인 관측 (영종도=연합뉴스) 임헌정 기자 = 공정거래위원회가 내주(12·27∼31) 대한항공-아시아나항공 간 합병에 대한 심사를 마무리한다. 이르면 내년 초 최종 결론이 나올 전망이다. 26일 영종도 인천국제공항의 대한항공-아시아나항공 항공기. 연합뉴스다음주 대한항공-아시아나 결합심사 마무리…조건부 승인 관측 (영종도=연합뉴스) 임헌정 기자 = 공정거래위원회가 내주(12·27∼31) 대한항공-아시아나항공 간 합병에 대한 심사를 마무리한다. 이르면 내년 초 최종 결론이 나올 전망이다. 26일 영종도 인천국제공항의 대한항공-아시아나항공 항공기. 연합뉴스




공정거래위원회가 대한항공의 아시아나항공 인수를 조건부 승인하기로 확정했다. 양사는 독과점 가능성이 높은 노선의 슬롯과 운수권을 반납해야 하며 기업결합 완료 후 10년 동안 좌석 등 공급을 축소하거나 운임을 인상할 수 없다.



공정위는 대한항공이 아시아나항공의 주식 63.88%를 취득하는 기업결합을 조건부 승인한다고 21일 밝혔다. 공정위는 심사 결과 국제선에서 양사 중복노선 총 65개 중 26개, 국내선에서 양사 중복노선 총 22개 중 14개 노선에서 독과점이 발생할 우려가 크다고 판단했다.

특히 미주 노선 중 중복되는 5개 노선에서 양사의 합산 점유율은 약 78~100%로 공정위의 경제분석 결과 가격 인상률이 매우 높게 나타났다. 서울~뉴욕, 서울~로스엔젤레스, 서울~시애틀, 서울~샌프란시스코, 서울~호놀룰루 노선이 여기에 해당한다.

유럽 노선 중 중복되는 6개 노선에서도 양사의 합산 점유율은 69~100%로 나타나 가격 인상률이 매우 높았다. 서울~바르셀로나, 서울~프랑크푸르트, 서울~런던, 서울~파리, 서울~로마, 서울~이스탄불 노선이 여기에 해당한다.

중국 노선에서는 중복되는 18개 노선 중 서울~장자제, 부산~칭다오 등 5개 노선에서 독과점 소지가 있어 가격 인상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조사됐다. 동남아 노선에서는 서울~프놈펜, 서울~푸켓, 부산~세부 등 6개, 일본 노선에서는 부산~나고야 1개 노선의 경쟁 제한성이 인정됐다.



대양주·몽골·우즈벡 노선에서는 서울~시드니, 서울~괌, 부산~괌 등 3개 노선에서 독과점 소지가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공정위는 국내선 노선에서도 제주~김포, 제주~부산, 김포~부산 등 14개 노선에서는 가격 인상 가능성이 있다고 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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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 항공화물운송시장에는 다양한 경쟁사가 존재하고 슬롯 등으로 인한 시간 제약이 적은 만큼 모든 노선에서 경쟁 제한성이 없다고 판단했다. 국내 화물운송시장에서는 육상운송과 해상운송에 비해 양사의 점유율이 미미해 경쟁 제한성이 없다는 결론이 나왔다.

공정거래법에 따르면 회생 불가능한 회사와의 기업결합에서는 경쟁 제한성이 나타나더라도 예외로 인정된다. 하지만 공정위는 아시아나항공이 현재 정상적으로 채무를 변제하고 있어 지급 불능의 상태에 있지 않아 이번 사건이 ‘회생불가 항변’으로 인정될 수 없다고 결정했다.

공정위는 경제분석 결과에 따라 양사에 슬롯과 운수권 개방 조치를 부과하기로 했다. 경쟁제한성이 있는 26개 국제노선 및 8개 국내노선을 대상으로 신규 항공사가 진입하거나 기존 항공사가 증편하고자 하면 양사가 보유한 국내공항 슬롯을 반납해야 한다.

양 회사 중 1개사 점유율이 50% 이상인 경우 결합에 따라 증가된 탑승객 수를 감소시킬 수 있을 정도의 슬롯을 반납해야 한다. 양 회사 점유율이 모두 50% 미만이라면 양사 합산 점유율을 50% 이하로 축소시킬 수 있을 정도의 슬롯을 반납하도록 했다.

조치 대상 26개 국제노선 중 운수권이 필요한 11개 노선에 대해서는 신규 항공사 진입, 기존 항공사 증편 시 양사가 사용 중인 운수권을 반납해야 한다. 유럽 노선에서는 프랑크푸르트·런던·파리·로마·이스탄불·중국 노선에서는 장자제·시안·선전·베이징(부산), 기타 노선에서는 시드니·자카르타 등이 이에 해당한다.

슬롯·운수권 반납 등 구조적 조치가 이행되기 전까지는 소비자 피해 방지를 위해 행태적 조치가 부과된다. 공정위는 각 노선에 대한 운임 인상 제한, 공급 축소 금지, 좌석 간격·무료수하물 등 서비스 품질 유지, 항공마일리지 불리하게 변경 금지 등을 이행하도록 했다.

행태적 조치의 이행 기간은 구조적 조치가 완료되는 날까지다. 다만 구조적 조치 이행 기간인 10년 내 슬롯·운수권의 수요자가 나타나지 않으면 해당 슬롯·운수권은 통합 항공사에 귀속된다.


세종=박효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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