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경제·마켓

앤트엔 거래내역 요구, 메이퇀에는 수수료 인하 압박…다시 '빅테크' 때리는 中

[글로벌 What] 中 홍색규제 ‘시즌2’

경기둔화 우려에 주춤하다

'공동부유' 위해 규제 재시동

알리바바 소엑주주 정보도 요구

中기술주 주가 사흘째 급락

규제리스크에 기업 실적 우려

골드만 등 "투자 신중" 조언





한동안 잠잠했던 중국 당국의 규제 움직임으로 알리바바·텐센트·메이퇀 등 주요 기술주 주가가 급락했다. 부동산 규제 완화를 비롯해 세금 감면, 수수료 인하 등의 조치로 경기 부양을 추진하는 것과 달리 ‘공동 부유’를 위한 통제는 여전히 끝나지 않은 모습이다. 중국 정부의 빅테크 때리기가 ‘시즌 2’로 접어드는 게 아니냐는 말도 나온다.
22일 홍콩 증시에 상장된 중국 인터넷 기업 위주로 구성된 항셍테크지수가 3거래일 연속 큰 폭으로 하락 마감했다. 지난 18일 3.22% 급락한 항셍테크지수는 21일 2.78%에 이어 이날도 3% 가까이 떨어졌다. 우크라이나의 긴장 고조로 세계 주식시장이 약세를 보인 영향도 있지만 블룸버그통신은 중국 당국이 알리바바그룹에 대한 새로운 점검에 나선 뒤 하락세가 이어졌다고 분석했다.



블룸버그는 소식통을 인용해 중국 은행보험감독관리위원회를 비롯한 다수의 감독 당국이 최근 금융기관들에 앤트그룹과 자회사, 심지어 주주들에 대한 모든 정보를 공개할 것을 지시했다고 보도했다. 소액주주의 거래 내역까지 조사하라는 내용이며 기관들은 가능한 한 빨리 결과를 보고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이 같은 소식이 전해지자 앤트그룹 지분 3분의 1을 보유한 알리바바그룹홀딩스는 홍콩 증시에서 21일 3.85% 하락하는 등 주가가 사상 최저치에 근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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빅테크를 향한 규제 압박은 중국 경제의 성장률 둔화로 잠시 주춤하는 듯했지만 최근 다시 시동을 거는 양상이다. 중국 당국으로서는 체제 단속을 위해 부의 양극화가 일어나는 원인으로 빅테크를 지목하면서 대중의 정치적 불만을 달랠 수 있다는 분석이다. 실제로 중국 당국은 메이퇀뎬핑과 어러머 등 대형 온라인 음식 배달 플랫폼에 수수료 인하 지침을 내렸다.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 등에 따르면 중국 국가발전개혁위원회를 포함한 14개 기관은 18일 공동 발표문에서 음식점이 온라인 배달 플랫폼 기업들에 지불하는 수수료를 낮추도록 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 내용은 21일 공개된 ‘서비스업지원책’의 요식업 지원 방안에도 포함됐다.

이의 영향으로 음식 배달 1위 업체 메이퇀은 18일 홍콩 증시에서 14.86%나 폭락했고 21일(3.99%)에 이어 22일에도 5.10% 떨어졌다. 메이퇀의 대주주인 텐센트 주가에도 불똥이 튀었다. 텐센트는 메타버스 관련 제재 움직임까지 더해지며 약세를 면치 못하고 있다. “텐센트가 초강력 규제를 받는다”는 루머까지 중국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 올라왔지만 텐센트는 이에 대해 “근거 없는 유언비어”라고 부인했다.

규제 리스크가 재발하면서 기업의 실적 우려도 커지고 있다. 중국 시장 조사 업체 아이미디어리서치의 장이 최고경영자(CEO)는 "플랫폼 기업 매출에서 수수료의 비중이 가장 높기 때문에 수수료 인하는 이들 기업의 수익에 큰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말했다. 시장 조사 기관에 따르면 수수료가 5% 인하되면 배달 플랫폼의 수익이 25~27% 줄어들 것으로 추산된다.

골드만삭스·UBS 등도 투자에 신중해야 한다고 조언하고 있다. 헤럴드 반데린데 HSBC홀딩스 아시아태평양주식전략팀장은 "최근 발표로 투자자들이 중국 인터넷 이름을 가진 곳에 대한 투자를 조금 더 꺼리게 됐다"고 말했다.


베이징=김광수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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