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는 제20대 대통령 선거를 보름 남긴 22일 본인의 ‘정치적 고향’인 경기도와 ‘민심의 바로미터’로 불리는 인천에서 집중유세를 이어가며 위기일수록 유능한 경제대통령이 필요하다는 점을 강조했다.
이 후보는 이번 수도권 유세에서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에 대한 공세 강도를 더욱 높였다. 전날(21일) 치러진 TV토론에서 나온 윤 후보의 발언을 언급하며 ‘인물론’을 내세웠다.
이 후보는 “그 사람 (경제를) 못 알아듣더라, 진짜 못 알아듣더라”라며 “국가의 인프라 투자, 교육 투자, 기술 투자와 기업 활동을 구분하지 못하는 사람(윤 후보)이 있다. 이런 실력으로 어떻게 경제를 살리겠냐”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대통령이) 무능하면 나라를 망치고, 국민의 삶이 큰일난다”며 “유능한 사람이 맡아야 대한민국 경제가 살고 일자리가 생기고 희망이 생긴다”고 강조했다.
윤 후보의 안보관에 대한 지적도 이어졌다. 이 후보는 “기업이 투자를 할 때 제일 중요한 게 예측 가능성인데, 한반도에 전쟁 위기가 고조되면 투자를 하겠느냐”면서 “전쟁은 경제의 최대 적이다. 평화가 곧 경제고, 민주주의가 곧 경제를 보장한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전쟁 위험이 오든 나에게 표만 오면 아무 상관 없다는 게 극우포퓰리즘 아니냐”며 “국민을 갈등시키고, 증오하고, 분열시켜서 누군가는 정치적 이익을 얻겠지만, 증오로 흥한 나라는 없다. 우리는 단결하고 통합하고 평화의 길로 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한 “자칫 잘못하면 촛불 들고 다니다가 감방 가는 세월을 살게 될지 모른다. 군인들이 나라를 지배하던 시대보다 더 엄혹한, 모든 전직 검사가 온 나라를 지배하는 나라가 될 수 있다”면서 “민주주의가 위기에 처하면 경제가 위기에 처한다”고 우려했다.
윤 후보 측에서 이 후보를 성남시 대장동 화천대유 사건의 ‘그분’이라는 의혹을 제기하는 것에 대해서도 반박했다. 이 후보는 “자기가 해놓고 다른 사람에게 뒤집어씌우는 게 제일 나쁜 짓”이라며 “후안무치라는 말이 있다. 범죄자들이 말한 ‘그분’이 나와 아무 상관이 없는데 나라고 우기더니, ‘그게 너다’라는 자료가 나오니 헛소리라고 한다. 내로남불”이라고 꼬집었다.
토론회에서 공방을 벌인 심상정 정의당 후보와도 대립각을 세웠다. 이 후보는 “(지역화폐를 통해) 매출이 오르면 통닭집이 살고, 닭도 사고 사료도 사고 알바도 필요하다. 이것이 승수경제”라면서 “무식하게 현금을 주면 경제가 좋아진다는 사람들에게 나라 살림을 맡기면 흥하겠느냐”고 목소리를 높였다.
코로나 이후 경제대책에 대한 비전도 제시했다. 이 후보는 “유연한 스마트방역으로 방역체제를 선진화하고, 국민들에게 경제활동의 자유를 확보시켜주면서 정부가 책임질 것은 확실히 하겠다”고 강조했다.
또한 “어제 추경으로는 부족하다”며 “50조원 정도의 재원을 긴급추경이든 긴급재정명령이든 반드시 마련, 한국형 PPP(급여보호프로그램) 제도를 도입해 (소상공인의) 임대료와 인건비를 탕감해줄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2년간 (자영업자·소상공인이) 방역 때문에 빚 진 것은 정부가 채권을 인수해 전부 채무탕감하고, 변제기일을 연기하고, 신용불량 대사면을 해서 다시 일상적인 삶으로 돌아갈 수 있도록 책임지겠다”고 덧붙였다.
이 후보는 자신의 경기지사 시절 공적을 언급하면서 “이재명을 대한민국의 유력한 정치인으로 키워준 곳이 경기도고, 여러분이 바로 그 증인”이라며 “이재명에게 일 시켰더니 잘하더라, 내 삶이 조금이라도 바뀌더라고 체감했고, 소문냈고, 전 국민이 알게 됐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대한민국에 경기도를 알렸던 것처럼 이재명의 실력과 실적을, 공약이행률에 대한 신뢰를 알려주면 희망으로 가는 문이 열릴 것”이라고 강조했다.
지역별 공약도 소개했다. 이 후보는 인천에선 전철1호선과 경인고속도로의 지화화를, 부천에서는 문화도시로의 도약을 공약했다. 안산에선 GTX-C노선 안산연장에 대한 뜻을 밝혔다.
한편 이날 수도권 유세를 마친 이 후보는 23일에는 충남·북을 돌며 중원 공략에 나설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