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재정부가 지난 1월 이미 발표한 종합부동산세 감면에 대한 보도 자료를 다시 내보냈다. 이미 발표한 내용을 기재부가 다시 보도 자료를 통해 알리는 것은 이례적이다. ‘부동산 민심’이 정부와 여당에 호의적이지 않은 가운데 대선이 코앞으로 다가오자 부동산에 성난 민심을 달래려 기재부가 직접 나선 것 아니냐는 지적도 나온다.
기재부는 22일 △상속 주택 한시적 주택 수 합산 배제 △사회적기업·종중 등에 일반세율 적용 △어린이집, 시도 등록문화재, 주택건설사업자의 멸실 예정 주택의 합산 배제 등의 내용이 담긴 보도 자료를 배포했다. ‘주택 유형별 세부담이 적정하게 이루어질 수 있도록 종합부동산세 제도를 보완했습니다’라는 제목으로 나온 해당 보도 자료는 지난 1월 발표한 ‘세법시행령 개정안’과 달라진 내용이 없다. 특별한 이유 없이 종부세 감면 부분에 대해서만 같은 내용의 보도 자료를 한 차례 더 보낸 것이다.
정부는 보도 자료에서 오는 3월 중 1가구 1주택 실수요자의 보유세 부담을 완화하는 구체적인 방안을 발표하겠다고 했다. 이미 박수현 청와대 국민소통수석이 지난 1월 1가구 1주택자의 보유세와 종합부동산세를 완화하는 제도를 마련하고 있다고 밝힌 바 있다.
기재부의 뜬금없는 보도 자료를 두고 2주가량밖에 남지 않은 대선을 의식한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문 정부의 가장 큰 패착으로 언급되는 부동산 실책 가리기에 나섰다는 것이다. 앞서 정부는 공시가격 현실화와 공정 시장가액 비율 인상을 통해 다주택자는 물론 1주택 실수요자의 보유세 부담까지 껑충 뛰게 만든 바 있다. 지난해 종부세 고지서를 발송하면서 “2%만 내는 세금” “국민 98%는 무관한 세금”이라는 등 ‘갈라치기’에 나섰다. 하지만 생각보다 많은 유권자들이 정권에 등을 돌리자 표심을 잡기 위해 종부세를 비롯한 보유세 부담을 완화하겠다며 한 발 물러선 것이다.
기재부의 ‘홍보전’은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앞서 기재부 ‘문재인정부 경제분야 36대 성과’라는 책자를 만들어 5년간의 경제정책에 대해 자화자찬했다. 부동산 정책 실패 등 실책에 대한 내용은 쏙 빠졌다. 그럼에도 홍보 효과가 나타나지 않자 홍남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자신의 페이스북에 해당 내용을 올리면서까지 홍보에 나선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