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미크론 변이의 대유행으로 지난 1월 말 이후 5주 연속 확진자 수 ‘더블링’ 현상이 나타났다. 검사 수가 적은 ‘주말 효과’가 끝나자 확진자가 하루 사이 7만 명 늘어 단숨에 17만 명을 넘어섰다. 이 같은 확진자 규모는 전 세계적으로 독일에 이어 두 번째로 많다.
23일 중앙방역대책본부는 전날 신규 확진자가 17만 1452명이라고 밝혔다. 지난 21일(9만 9573명)보다 7만1879명 늘어난 숫자다. 최근 1주간(2월 17~23일) 확진자는 77만 6371명으로 직전 주(42만 1607명)에 비해 1.84배 증가하며 또다시 2배가량 늘었다.
22일 확진자 수는 세계에서 두 번째로 많은 수준이다. 영국 옥스퍼드대 연구진이 구축한 국제 통계 사이트 ‘아워월드인데이터’에 따르면 22일(현지 시간) 기준 세계 각국 중 한국보다 신규 확진자 수가 많은 국가는 독일(22만 1478명)뿐이다. 러시아는 13만 2912명, 브라질은 10만 3493명, 미국은 9만 9820명으로 한국보다 적다. 고재영 방대본 위기소통팀장은 "다른 국가들은 우리나라보다 이른 시기에 우리보다 높은 발생 규모를 보인 뒤 최근 감소 추세"라며 "우리나라 유행 시기가 늦다는 점을 고려하지 않은 비교는 적절하지 않다"고 설명했다.
확진자 폭증으로 사망자는 99명 발생했고 위중증 환자는 512명으로 500명대에 진입했다. 정부는 이런 상황에서도 낙관적인 전망을 계속 내놓고 있다. 김부겸 국무총리는 이날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 회의에서 “위중증률과 사망률도 비교적 안정적으로 관리되고 있다”며 “장기적으로 이를 더 안정적으로 관리할 수 있다는 판단이 서면 사회적 거리 두기 등 방역 정책을 큰 틀에서 개편해나갈 예정"이라고 밝혔다.
한편 식품의약품안전처는 이날 만 5~11세용 화이자 코로나19 백신을 품목 허가하고 다음 달까지 구체적인 접종 계획을 마련할 계획이다. 오미크론이 대유행하는 가운데 백신 접종률이 낮은 20대 이하의 감염 사례가 많다. 전날 신규 확진자 중 0∼9세(15.41%)와 10∼19세(14.10%)의 비중이 29.51%에 달했을 정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