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후 미국내 우크라이나계 주민들이 연일 규탄집회를 이어가고 있다.
우크라이나계 인구가 많은 뉴욕·시카고·필라델피아 등에서는 러시아가 우크라이나에 대한 군사작전을 개시한 24일(이하 현지시간) 밤부터 대규모 집회와 시위가 계속되고 있다고 현지 매체들이 25일 보도했다.
시카고의 경우 도시 서부의 우크라이나계 집단거주지 ‘유크레이니언 빌리지’에 수백명이 모여 우크라이나 주권 및 영토 보전을 지지하고 서방 국가의 강력한 대응을 촉구하는 시위를 벌였다. 시위대는 우크라이나 국기와 함께 푸틴 저지(Stop Putin), 전쟁 중단(Stop War) 등이 적힌 팻말을 들고 “미국은 우크라이나를 지지한다”는 등의 구호를 외쳤다. 이날 시위는 우크라이나계 미국인 커뮤니티의 중추 역할을 해 온 가톨릭 교회 2곳이 주도한 것으로 알려졌다.
시위대는 오는 27일 오후 1시, 유크레이니언 빌리지의 세인트 블라디미르 앤드 올가 성당 앞에 다시 집결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시카고시는 24일 밤부터 시청사에 우크라이나 국기를 상징하는 노랑-파랑 색 전등을 켜고 연대를 표했다.
이밖에도 뉴욕·뉴저지·코네티컷 3개 주 접경지역과 맨해튼의 이스트 빌리지, 브루클린 브라이튼 비치 등에서도 24일 밤, 러시아의 우크라니아 침공을 규탄하고 우크라이나에 연대를 표하는 집회와 시위가 열렸다고 뉴욕 abc방송이 전했다. 그외 필라델피아·디트로이트·미니애폴리스·새크라멘토 등에서도 우크라이나계 미국인들의 집회가 이어졌다.
미국 연방 센서스 자료에 따르면 미국내 우크라이나계 인구는 2020년 기준 약 101만 명으로 전체 인구(약 3억3천140만 명)의 0.3%를 차지한다. 우크라이나 태생의 미국 이민자 수는 약 35만 명으로 집계됐다. 우크라이나인들은 19세기 후반부터 미국에 이주하기 시작, 주로 펜실베이니아의 탄광에서 일했으며 제2차 세계대전 후 대규모로 이주해 뉴욕·필라델피아·시카고·디트로이트 등에 정착했다.
현재 미국 대도시권 가운데 우크라이나계 인구가 가장 많은 곳은 뉴욕(12만9000여 명)을 비롯해 시카고(약 5만4000명), 필라델피아(약 5만 명), 로스앤젤레스(3만4000여 명), 시애틀(3만여 명), 새크라멘토(2만7000여 명), 디트로이트(2만6000여 명) 등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