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 국회·정당·정책

파격 영상 뿌리고 적진서 찍고…與野 '사표 전쟁'

◆사전투표 D-2

'왝더독 효과' 본투표 영향 크자

송영길 "사표 할 것" 동영상 올려

尹은 텃밭 부산·李는 속초 투표

지지층 최대한 끌어모으기 총력

20대 대통령 선거가 1주일 앞으로 다가온 2일 오전 서울 동대문구 장안동 동대문구 선거관리위원회에서 관계자들이 선관위로 전달된 투표용지의 인쇄 상태를 검수하다 기표란이 아닌 용지 공란에 점이 찍힌 투표용지를 두고 대화하고 있다. 연합뉴스20대 대통령 선거가 1주일 앞으로 다가온 2일 오전 서울 동대문구 장안동 동대문구 선거관리위원회에서 관계자들이 선관위로 전달된 투표용지의 인쇄 상태를 검수하다 기표란이 아닌 용지 공란에 점이 찍힌 투표용지를 두고 대화하고 있다. 연합뉴스




정치권이 4일부터 시작되는 제20대 대통령 선거 사전투표를 사실상 대선으로 보고 2일 지지층을 동원하기 위한 총력전에 나섰다. 송영길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사표 선언’이라는 뉴스 영상까지 만들어 투표에 나서달라고 호소했고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가 소위 ‘적진’인 광주에서 투표하기로 했다. 정치권은 이번 사전투표가 전형적인 ‘왝더독(wag the dog·꼬리가 몸통을 흔드는 현상)’ 효과를 낼 것으로 보고 투표율 높이기에 사활을 걸었다.

송 대표는 이날 민주당 공식 유튜브 채널에 ‘송영길 당대표 사표 긴급 기자회견’ 제목의 영상을 올렸다. 선거 7일을 앞두고 여당 대표가 직을 내려놓는다는 소식은 정치권에 삽시간에 퍼졌다. 하지만 이 영상은 송 대표가 ‘사전투표(사표)’를 독려하기 위해 만든 영상이다. 송 대표는 “3월 5일 ‘사표’할 것을 국민 여러분께 약속 드린다”고 강조했다.



여당 대표가 논란의 영상까지 올린 것은 국민의힘의 사전투표 선거운동에 맞불을 놓기 위해서다. 이 대표는 전날 “광주에서 사전투표를 하겠다”고 밝혔다. 또 이날은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까지 나서 “사전투표에 적극 참여해달라”며 자신의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 글을 올렸다. 심지어 윤 후보는 텃밭 부산에서 사전투표에 나서는 일정까지 조율하고 있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 전략 지역인 강원도 속초에서 사전투표할 예정이다. 여야는 사전투표율을 높이기 위해 모든 수단을 동원할 태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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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야가 무리수를 던지면서 사전투표 독려에 나선 것은 역설적이게도 역대 대선에서 나타난 사전투표의 공식이 무너졌기 때문이라는 해석이 지배적이다. 지난 2013년 사전투표가 시행된 뒤 사전투표율이 높으면 민주당, 낮으면 국민의힘이 유리하다는 공식이 있었다. 역대 최대 사전투표율(26.06%)을 기록했던 19대 대선, 20대 총선(26.69%) 모두 민주당이 압승했다. 사전투표율이 20대 총선보다 크게 낮았던 19대 총선(12.19%)도 민주당 123석, 새누리당(현 국민의힘) 122석으로 박빙인 점을 감안하면 사전투표율이 높을수록 민주당이 유리했다. 하지만 이 같은 공식은 지난 4·7 재보궐선거에서 깨졌다. 재보궐선거도 사전투표율이 역대 최고(20.54%)를 기록했는데 국민의힘이 서울시장과 부산시장 선거에서 모두 대승했다. 청년층이 대거 보수 진영에 투표하며 판이 뒤집어진 셈이다.

정치권이 사전투표 독려에 사활을 거는 모습도 이 때문에 연출됐다. 박빙의 선거 구도와 일일 20만 명에 달하는 코로나19 확진자 등 상황이 불확실해졌으니 반드시 우리에게 표를 줄 지지층을 최대한 투표장에 보내야 한다는 절박함이 반영됐다는 해석이다. 권영세 국민의힘 총괄선거대책본부장이 이날 “투표함 관리를 대폭 강화했다”고 강조한 것도 지난 총선에서 생긴 ‘부정투표’ 트라우마를 잊고 결집해달라는 강성 보수 지지자들을 향한 주문으로 볼 수 있다. 최창렬 용인대 교수는 “사전투표의 유불리는 알 수 없다”며 “다만 지지자들을 우선 투표장에 가게 해서 전체 투표율을 높일 필요가 있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무엇보다 정치권은 이번 사전투표에서 안개에 가려진 민심을 파악해야 한다고 보고 있다. 이번 선거는 진영 대결에 이어 세대 대결로 확산된 상황이다. 여야 모두 사전투표에 나선 유권자를 보고 남은 6~8일 사흘의 선거운동 기간 동안에 지지층을 결집할지, 부동층의 마음을 움직이는 데 집중할지를 결정할 수 있다는 주장이다. 박상병 인하대 초빙교수는 “사전투표장에 이 후보의 지지층인 4050세대가 많이 가면 좋고 반대로 윤 후보의 지지층인 60대가 많이 찾으면 이 후보로는 끔찍한 것”이라며 “어느 세대가 더 많은 투표를 하는지가 포인트이고, 이를 보고 유불리를 따질 수 있다”고 말했다.

20대 대통령 선거가 1주일 앞으로 다가온 2일 오전 서울 동대문구 장안동 동대문구 선거관리위원회에서 관계자들이 선관위로 전달된 투표용지의 인쇄 상태를 검수하고 있다. 연합뉴스20대 대통령 선거가 1주일 앞으로 다가온 2일 오전 서울 동대문구 장안동 동대문구 선거관리위원회에서 관계자들이 선관위로 전달된 투표용지의 인쇄 상태를 검수하고 있다. 연합뉴스


구경우 기자·신한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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