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주식에 투자하는 ‘서학개미'가 크게 늘면서 국내 증권사들의 외환 증권 수탁 수수료 수익이 2년 만에 5배 이상 급증했다. 특히 삼성증권은 전년대비 55.6%가 넘는 수수료를 거두면서 국내 증권사들 중 가장 많은 이득을 얻은 것으로 나타났다.
3일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국내 증권사들이 챙긴 해외 증권 수탁 수수료는 매년 가파르게 늘면서 지난해 8507억 원을 기록했다. 전년(5466억 원) 대비 1.55배 증가한 규모다. 2019년에 벌어들인 1634억 원과 비교하면 증가세는 5배 이상으로 훌쩍 늘어난다.
가장 많은 수익을 챙긴 곳은 삼성증권이다. 지난해 벌어들인 외환 증권 수탁 수수료만 약 1676억 원이다. 전년(1161억 원) 대비 44% 이상 뛰었다. 키움증권이 큰 오름 폭을 그리며 뒤를 바짝 쫓았다. 키움증권은 지난해 1539억 원에 달하는 금액을 외환 증권 수탁 수수료로 챙겼다. 2020년 745억 원에서 106% 급등했다. 덕분에 키움증권은 외환 증권 수탁 수수료 3위에서 2위 자리로 한 단계 올라섰다.
최근까지 외환 증권 수수료를 가장 많이 벌었던 미래에셋증권은 지난해 약 1530억 원을 벌었다. 2020년에는 1347억 원이 넘는 금액을 기록하며 1위 자리를 꿰찼지만 경쟁사들의 가파른 성장세에 3위로 밀려났다.
외환 증권 수탁 수수료 수익이 급증하면서, 국내 증권사들이 벌어들인 전체 수탁 수수료 규모도 껑충 늘었다. 지난해 수수료 총액은 모두 8조 406억 원으로 전년 대비 1조 이상 증가했다. 2019년 3조 4463억 원과 비교하면 2배 이상 불어난 수치다. 키움증권 관계자는 “작년 한 해 동안 해외 주식 거래가 엄청 늘었고, 서학개미를 비롯해 전반적으로 모든 거래량이 늘면서 전체 수수료 규모도 늘었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