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스포츠 방송·연예

[책꽂이] 경제적 선택, 심리를 들여다보면 보인다

■처음 만나는 행동경제학

신임철 지음, 에이콘출판 펴냄






불확실성과 위험이 상존하는 현실세계, 인간의 거듭되는 경제적인 선택에서 최적화된 의사결정 모델을 만들고 싶다는 노력은 경제학의 여러 가지 이론을 만들어냈다. 하지만 인간이 실제로 어떻게 의사결정을 내리는지를 경제학 이론은 효과적으로 설명하지 못한다. 행동경제학은 이러한 경제적 선택 과정을 인간 심리의 관점에서 연구하려는 학문으로, 이들이 내놓은 대답은 ‘전망이론’이었다. 사람들이 어떤 선택을 할 때 특정 대안을 통해 얻을 최대 이익의 기댓값이 아닌 얻을 수 있는 이득의 확실성을 중시한다는 이론이다.

관련기사



신간 ‘처음 만나는 행동경제학’은 이처럼 실생활에서 적잖은 영향을 끼치는 행동경제학 이론을 처음 접하는 사람도 알기 쉽게 전하기 위해 친절한 말 걸기를 시도하는 책이다. 책을 쓴 신임철 아톤모빌리티 대표는 미국 예일대 유학 시절 행동경제학의 대가인 로버트 실러 교수의 수업을 듣고 교류하며 이 학문의 매력에 빠졌다고 한다. 저자는 책에서 휴리스틱, 편향, 프레이밍 이론, 전망이론, 심리적 회계, 자신감과 군중심리, 게임이론과 점증모형 등 행동경제학의 주요 이론들을 에세이처럼 알기 쉽게 설명한다.

특히 대중적으로 잘 알려진 것들을 예시로 끌어들여 이해를 돕는 점이 특징적이다. 책은 후회회피 편향에 대해 설명할 때 고(故) 신해철의 노래 ‘길 위에서’ 가사를 인용하고, 프레이밍 이론을 설명하며 웹툰 ‘송곳’의 대사인 “서는 데가 바뀌면 풍경도 달라지는 거야”를 예시로 든다. 그 외에도 성경 속 카인과 아벨, 동화 ‘어린왕자’ 속 여우, 드레퓌스 사건 등 문화와 역사 속 다양한 상징들이 책 곳곳에서 모습을 보인다.

책은 우리가 행동경제학을 공부해야 하는 이유가 수익률의 증대 같은 실질적인 것에만 있지는 않다고 말한다. 저자가 강조하는 행동경제학의 역할은 균형감각과 공동체의 발전 등에 방점이 찍힌다. 책은 특히 “경제는 경제주체의 심리요인과 비합리성으로 인해 주류경제학의 예상과는 전혀 다른 방향으로 작동하는 시스템이기도 하다”며 균형감각을 얻으려면 행동경제학이 필요하다고 강조한다. 그는 미국서 주류경제학자와 행동경제학자는 만나기만 하면 서로 싸우니 밥도 같이 안 먹을 정도로 간극이 크다며 “이 책이 한국에서 행동경제학의 저변을 확대해 주류경제학과의 균형을 맞추는데 기여했으면 한다”는 소망도 전한다. 2만 원.


박준호 기자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더보기
더보기





top버튼
팝업창 닫기
글자크기 설정
팝업창 닫기
공유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