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경제동향

공정위, '깜깜이 운영' 상조공제조합 손본다

공정위, 상반기중 경영개선안 마련

선수금 1조5,000억 관리하지만

재무 불투명·지배구조 혼란으로

소비자 피해 구제는 제대로 못해

건전성 평가 등 운영 전반 점검

연합뉴스연합뉴스




공정거래위원회가 ‘깜깜이 운영’으로 비판받아온 상조공제조합의 지배구조와 재무 건전성 등을 손본다. 상조공제조합은 상조업체 파산 등으로 인한 소비자 피해를 예방·보상하기 위해 설립됐지만 지배구조 혼란 등으로 파산이 발생했을 때 피해를 제대로 구제하지 못한다는 지적이 많았다.

3일 관계 부처에 따르면 공정위는 올 상반기 상조공제조합 재무 건전성 등 개선 방안을 마련하기 위한 연구 용역에 착수한다. 이번 용역은 한국상조공제조합(한상공)과 상조보증공제조합(상보공) 등 2개사의 운영 구조와 공제료 부과 기준 등을 분석해 재무 건전성을 평가하고 개선안을 도출하기 위한 것이다.



상조업체들은 통상 공제조합에 가입해 파산 등에 따른 소비자 피해에 대비한다. 공제조합은 가입 업체의 경영이 악화되면 해당 업체 선수금의 50%를 소비자에게 피해 보상금으로 지급하도록 돼 있다. 공정위에 따르면 전국 75개 상조업체 중 36개 업체가 공제조합에 가입해 총 선수금의 50%인 1조 5162억 원을 보전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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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제는 공제조합이 깜깜이로 운영되면서 상조업체 파산 등이 발생했을 때 소비자의 불안감이 커질 수 있다는 점이다. 상조업계 11위 업체로 선수금 규모가 1300억 원에 달했던 한강라이프는 지난해 경영난 속에 고객의 해약환급금을 지급하지 못했다. 당시 누적 미지급액이 수십억 원에 이르렀지만 한상공은 수개월 뒤인 지난달 4일에야 한강라이프에 공제 계약 해지를 통보했다.

여기에는 공제조합의 지배구조 문제가 영향을 미쳤다고 보고 있다. 한상공은 이사장을 ‘무보수·상근직’으로 일하게 해놓고 성과급 지급을 거부하면서 이사장 조기 사퇴를 불러왔고 해약환급금 미지급 사태가 발생한 후에도 수달간 이사장 자리를 비워놓았다. 이병주 전 상보공 이사장은 지난해 1월 임기가 끝난 뒤에도 물러나지 않아 비판을 받기도 했다. 상보공은 지난해 11월에야 김경수 전 대전국세청장을 후임 이사장으로 선임했다.

조 원 단위의 현금을 관리하는 공제조합의 재무구조가 불투명하다는 지적도 있다. 상조업체들은 매년 공정위에 감사보고서를 제출해 선수금 보전 비율 등을 밝히지만 공제조합은 이런 의무가 없다. 한상공과 상보공 모두 피해보상 실적만 웹사이트에 공개하고 있어 소비자들은 평소에 공제조합의 재무 상황을 알 방법이 없다.

공정위 관계자는 “상조공제조합은 가입 심사를 까다롭게 하고 경영난이 생길 수 있는 업체의 담보금을 높이든지 하는 자구책을 강구할 필요가 있다”며 “공정위가 조합을 감독하는 데 있어 어떤 역할이 필요한지 연구해볼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세종=박효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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