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하원특위 “트럼프, 낙선 뒤집으려 위법행위 관여 정황 확인”

지난해 1월 발생한 미국 의회 폭등 사태를 조사 중인 미 하원특별위원회(특위)가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낙선 결과를 뒤집으려 위법행위에 관여했다는 증거를 제시했다.

AP통신, 로이터 등 외신은 3일(현지시간) 특위가 트럼프 전 대통령이 공식 절차를 방해하려 했다는 조사 결과를 담은 문건을 이날 로스앤젤레스 연방법원에 제출했다. 이 문건에서 특위는 트럼프 전 대통령이 자신의 조력자들과 함께 대선 결과에 관한 허위 정보를 퍼뜨리고 주 공무원들에게 결과를 뒤집도록 압력을 가하여 연방법을 위반했을 가능성이 있다고 밝혔다.

220여 장에 달하는 이 서류에는 선거 무효화 전략을 트럼프 전 대통령에게 조언했던 변호사 존 이스트먼과 하원 특위 간의 분쟁도 담고 있다. 이스트먼 변호사는 자신의 이메일 수천 통을 넘겨달라는 의회의 소환장을 막으려 지난해 12월 특위를 고소했다. 그의 변호인 찰스 버넘은 이날 성명을 내고 이스트먼이 고객의 기밀을 보호해야 하는 윤리적 의무를 준수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와 함께 로이터는 특위가 제출한 문서에는 의회 폭동 당일 특위가 입수한 이메일도 포함됐다고 전했다. 이 중엔 마이크 펜스 당시 부통령이 트럼프 전 대통령의 선거 패배를 뒤집으려는 이스트먼의 전략을 승인하지 않을 것이라는 내용도 들어있다.

당시 펜스 전 부통령의 변호인 그레그 제이컵은 이스트먼에게 "당신 헛소리 덕분에 우리가 지금 포위됐다"고 전했다. 이에 이스트먼은 "그 '포위'는 당신과 당신 상사가 미국인들이 무슨 일이 일어났는지 직접 볼 수 있게 방송을 허락하지 않았기 때문"이라고 대답했다.

이날 특위 지도부는 "이스트먼의 메일은 트럼프 대통령이 선거인단 개표를 방해하기 위한 부패한 계획과 권력 이양을 방해하려는 음모를 진전시키는 것을 도왔다는 정황이다"고 강조했다.

특위는 형사고발을 할 수는 없지만 당시 진상을 조사해 대중에 공개할 수는 있다. 특위는 지금까지 트럼프 전 대통령의 가족과 참모들, 조 바이든 대통령의 승리로 끝난 7개 경합주(州) 관계자 등 수백 명을 조사했다. AP는 특위가 올해 11월 열리는 중간선거 전 조사 결과를 담은 장문의 보고서를 공개할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특위는 오는 4월에는 증인들과 함께 청문회를 열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