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 통일·외교·안보

이란은 핵합의 진전되는데… 비상구 없는 북핵 해법

이란, IAEA와 핵 현안 로드맵에 합의… 관련 자료 제공키로

"북, 우크라 사태로 핵개발 매진" 우려… 비핵화 난제 지적

지난달 27일 서울역 대합실에 시민들이 북한 탄도미사일 추정 발사체 발사 뉴스를 시청하고 있다./연합뉴스지난달 27일 서울역 대합실에 시민들이 북한 탄도미사일 추정 발사체 발사 뉴스를 시청하고 있다./연합뉴스




이란이 국제원자력기구(IAEA)와 핵 프로그램 로드맵에 합의하면서 북한의 비핵화 해법에도 관심이 쏠린다. 북한은 올 초 핵 개발 모라토리엄 중지 의사를 밝혔고, 영변 등 일부 시설에서 의미 있는 재건 행위도 진행했다. 이런 가운데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이 북한의 핵전력 개발을 더욱 부추길 가능성이 크다는 우려가 제기된다. 북한이 자위력 강화를 위해 핵무기에 매달릴 것이라는 분석인데 전문가들 사이에서도 비핵화 해법은 비상구가 보이지 않을 정도의 난제가 됐다고 평가한다.



6일 로이터 등 주요 외신 보도를 종합하면 이란은 IAEA와 핵 관련 현안을 풀기 위한 로드맵에 합의했다. 라파엘 그로시 IAEA 사무총장과 모하마드 에슬라미 이란원자력청(AEOI) 청장은 이란 테헤란에서 열린 공동기자회견에서 “IAEA는 이란으로부터 6월 21일까지 핵 관련 현안에 대한 문서를 제공 받기로 했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IAEA와 서방측에서 의혹을 제기하는 이란의 미신고 핵시설 등에 대한 자료 제공도 이뤄질 전망이다. 해당 시설에서는 우라늄 흔적이 발견됐지만, 이란은 이에 대해 별다른 설명을 해오지 않았다. 이란과 IAEA는 상호 신뢰할 만한 성과물을 받아들 경우, 핵 합의 복원이 가능하다고 보고 있다. 핵합의 복원이 이뤄지면 이란은 비핵화 조치를 이행하고, 서방은 이란에 대해 경제제재를 해제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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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란과 함께 유엔 안보리 조치 위반으로 경제 제재를 받고 있는 북한은 현재 비핵화 논의가 후퇴하고 있다. 북한은 미국 등 서방에 대해 적대시 정책을 철회하고, ‘이중잣대’를 적용하지 말라고 지속 반발하고 있다. 탄도미사일 시험발사와 핵무기 개발이 타국을 향한 공격 목적이 아닌 자국 보호용인 만큼 서방이 우려할 필요가 전혀 없다는 논리다. 또 미국 역시 천문학적인 금액을 방위비에 쓰고 있는 상황에서 북한의 무기개발을 문제 삼는 건 ‘이중잣대’라는 주장도 하고 있다. 북한은 지난해 줄곧 이 같은 주장을 이어오다 올 초 결국 핵개발·대륙간 탄도 미사일(ICBM) 모라토리엄을 지키지 않을 것이라는 으름장을 놓았다. 북한은 이미 지난해부터 영변 일부 시설을 재가동하는 등 핵 개발 재개를 이어오고 있다는 것이 IAEA의 분석이다. 올해 들어서는 풍계리 핵실험장에서 복원 작업이 이뤄지고 있는 동향도 포착됐다.

대북 전문가들은 우크라이나 사태로 인해 북한이 핵 개발에 더욱 매진할 가능성이 커졌다고 우려하고 있다. 이에 따라 비핵화 해법이 이전과 비교할 수 없을 정도의 난제가 됐다는 평가가 나온다. 박원곤 이화여대 북한학과 교수는 “북한은 우크라이나 사태와 관련 미국 중심의 국제질서가 실패했다는 논리로 핵 보유를 명분화할 것”이라며 “이미 탄도미사일에 전술핵을 탑재하는 ‘큰 그림’을 그리며 움직이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평가했다. 문성묵 한국국가전략연구원 통일전략센터장은 “미국 등 서방의 관심이 우크라이나에 쏠려 있는 건 김정은 국무위원장에게 호기일 수밖에 없다”며 “이 기회를 이용해 군사역량을 극대화할 것이며 남북미의 비핵화 논의는 어려워질 것”이라고 평가했다.

강동효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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