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중앙은행에서 발행하는 디지털달러(CBDC) 출범에 대한 검토를 지시할 것이라는 보도가 나왔다.
AFP통신은 9일(현지 시간) 바이든 대통령이 재무부를 비롯한 정부 기관들에 CBDC를 만들기 위한 연구에 착수하라고 지시할 예정이라고 백악관 관계자들을 인용해 보도했다.
백악관 당국자들은 “비트코인을 비롯한 민간 암호화폐가 폭발적으로 성장하는 가운데 미국 CBDC 연구개발에 긴급성을 부여하면서 CBDC의 편익과 잠재적 위험을 연구할 방침”이라고 AFP에 밝혔다.
바이든 대통령은 조만간 행정명령을 내려 소비자 보호, 금융 수용성, 불법 활동 활용 가능성 등을 조사하도록 할 예정이다.
이번 연구로 연방준비제도(Fed·연준)에서 주도하는 미 CDBC 창설 가능성이 공식 검토된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정부 관계자를 인용해 “행정명령으로 의회가 CBDC 출범을 승인해야 하는지 여부에 대한 법무부의 조사를 요청할 계획”이라고 보도했다.
미국이 CBDC 검토에 착수하는 데는 암호화폐의 인기가 커진 것도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된다. 미국 성인의 약 16%인 4000만 명이 암호화폐를 사용한 경험이 있으며 미 암호화폐 시장 규모는 약 1조 7500억 달러(2162조 원)으로 추산된다. WSJ는 백악관 관계자들이 몇 달 전부터 암호화폐 전문가들과 의견을 교환해왔다고 전했다. 백악관 관계자는 "암호화폐는 더 이상 틈새 시장이 아니다”라며 “위험을 완화할 수 있는 올바른 도구를 가지는 것이 중요하다"고 WSJ에 말했다.
전 세계적으로 중국을 비롯한 100여 개 국가에서 이미 중앙은행 주도로 CBDC를 연구하거나 시범 사업에 착수한 상태다.
백악관 당국자들은 미국의 움직임이 늦었다는 지적에 대해 “(기축통화국으로서) 이 방향으로 가는 함의가 심오한 만큼 분석에 매우 신중했다”고 반박했다.
당국자들은 이미 상용화에 들어선 중국 디지털 위안화와의 경쟁에 대해 “(미국 달러는) 국제 화폐제도 전체의 안정에 중요했고 앞으로도 계속 그럴 것”이라며 “(디지털위안화 등이) 이 같은 지배를 위협하지 않는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