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 증권일반

"기울어진 운동장 바로잡겠다"…1000만 동학개미 어깨 펴나

[대선 이후 '자본시장 정책' 뜨거운 관심]

소액주주 보호·불법 공매도 처벌

대주주 등 부당 지분거래 엄벌도

7년째 제자리 선진지수 편입 통해

코리아 디스카운트 해소에도 주력

투자환경 변화로 증시 도약 기대





이번 대통령 당선인은 ‘1000만 동학개미’ 시대가 열린 후 첫 대통령이 된다. 그의 자본시장 활성화 정책에 대한 관심이 그 어느 때보다 높은 이유다. 후보자 시절 누구보다 적극적으로 소액주주를 보호하고 불법 공매도에 대해 강력하게 처벌하겠다고 약속했다. 또 대주주와 경영진의 부당한 지분 거래와 자본시장 범죄 등에 대해서는 엄벌하는 등 증시 공정성 해소에 앞장서겠다고 선언했다. 주식 투자 인구가 과거와는 비교할 수 없을 만큼 증가한 상황에서 새 정부는 1000만 동학개미에게 유리한 투자자 환경 조성에 힘쓸 것으로 기대된다. 증권가에서는 새 정부가 증시의 투명성·공정성을 제고하는 한편 선진지수 편입을 통한 ‘코리아 디스카운트’ 해소에 나설 것으로 기대하는 분위기다.



◇개인투자자 주식 세금 깎아주고 자본시장 범죄는 엄벌=우선 개인투자자들의 세금 부담이 줄어들 것으로 전망된다. 선거 과정에서 유력 주자들은 한목소리로 주식 관련 세금을 깎아주겠다고 약속했다. 현재 주식 투자자들은 증권거래세를 내고 있으며 오는 2023년부터는 연 5000만 원 이상의 주식 차익 소득에 대해 22%의 양도소득세를 내야 한다. 당선인은 후보자 시절 개인투자자들이 내는 주식 관련 세금 부담을 줄여주겠다고 공언했다.

다만 국회 통과가 쉽지 않을 수 있다. 증권거래세를 낮출 경우 세수에 타격이 크고 양도세득세를 깎아 줄 경우 부자 감세에 대한 부정적인 여론이 크기 때문이다.

이와 함께 자본시장의 불공정 행위에 대한 처벌이 강화될 것으로 전망된다. 선거 과정에서 주식시장 불공정 행위에 대한 사전감시와 사후 처벌 강화, 증권 범죄의 수사 및 처벌 개편을 통한 제재 실효성 강화 등의 공약이 제시됐다.

◇선진지수 편입으로 코리아 디스카운트 해소=MSCI선진국지수는 미국의 금융회사인 모건스탠리캐피털인터내셔널사가 발표하는 글로벌 주가지수로 세계적인 펀드들의 투자 기준이 돼 한국 증시의 숙원사업으로 꼽힌다. 새 정부는 저평가된 한국 증시의 정당한 평가를 받기 위해서 7년째 제자리인 MSCI선진국지수 편입을 적극 검토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와 동시에 불법 공매도 규제가 한층 강화될 것으로 전망된다. 개인투자자들이 공매도 자체에 대한 원성을 쏟아내기는 했지만 공매도 제도 자체를 폐지하기는 어려운 상황이다. 특히 MSCI선진지수 편입을 위해서는 되레 공매도의 전면 허용이 필요한 시점이다. 이에 따라 개인투자자에게 불리한 제도를 바로잡고 불법 공매도를 엄단하는 방식으로 제도 개선에 나설 것으로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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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표적으로는 개인에게 불리한 공매도의 차입 기간과 보증비율을 개선하고 불법 공매도 행위의 모니터링을 강화해 적발 시 엄벌하는 방안이 유력하다. 이에 더해 과도한 주가 하락 대처 시 공매도 서킷 브레이커 도입 및 공매도 전담기구 설치 등도 검토될 것으로 전망된다.

◇원성 높았던 물적분할·‘경영진 먹튀에 규제=최근 주식시장의 최대 화두였던 알짜 사업부의 물적 분할 후 재상장 움직임에 제동을 거는 규제가 신설될 것으로 보인다. 물적 분할을 할 경우 모회사의 대주주는 지배력과 이익이 높아지지만 소액주주들은 고스란히 피해를 볼 수밖에 없는 구조였기 때문이다.

기업들이 가급적 물적 분할 외에 다른 방식을 택하도록 유도하고 꼭 필요한 경우 자회사의 주식을 받을 수 있도록 하는 방안이 유력하다. 기존 주주에게 주식매수청구권을 부여하는 등의 방식이 가능하다.

금융투자협회의 한 관계자는 “금융위원회와 한국거래소도 물적 분할 후 모자회사 동시 상장에 대해 투자자 보호를 중시하겠다는 입장이라 차기 정부에서는 물적 분할 제도 개편으로 개인투자자들의 보호가 강화될 것으로 기대된다”고 했다.

이와 함께 경영진의 부당한 거래와 자본시장 범죄에 대한 처벌 강화도 차기 정부의 자본시장과 관련된 주 과제로 꼽힌다. 상장 기업 경영진이 막대한 시세 차익을 목표로 스톡옵션(주식매수선택권)을 행사하는 등 지분거래로 기업가치를 훼손하는 형태를 제도적으로 제한하겠다고 약속했다. 당선인은 후보자 시절 “지배주주에게만 고가의 경영권 프리미엄이 지급되는 관행을 개선하고자 한다”며 관련 공약을 제시했다.

증권업계의 한 관계자는 “대선 과정에서 여야 모두 ‘코리아 디스카운트’를 극복해 주식시장을 살리겠다는 공감대를 형성했지만 주식세제·경영진 지분 거래 등 주요 공약에서 조금씩 다른 입장을 취해 당선자에 따라 자본시장 환경이 갈릴 것 같다”며 “무엇보다 기울어진 운동장인 증시의 공정성 회복을 위한 소액주주 보호 강화에는 의견이 일치해 1000만 동학개미에게 유리한 투자 환경 조성으로 한국 증시에 커다란 변화가 예상된다”고 했다.

이현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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