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 국회·정당·정책

2%대…위기에 빠진 심상정의 정의당

출구조사에서 2.5%에 그쳐

양당 결집에 여성 표심마저 빼앗겨

지선은 물론 당 존립마저 위대

진보 지지기반 닦으며 반등 노릴 듯

여영국 정의당 대표(왼쪽 네번째)와 당직자들이 9일 서울 여의도 중앙당사에서 제20대 대선 출구조사 발표를 지켜보고 있다. / 국회사진기자단여영국 정의당 대표(왼쪽 네번째)와 당직자들이 9일 서울 여의도 중앙당사에서 제20대 대선 출구조사 발표를 지켜보고 있다. / 국회사진기자단




정의당이 이번에도 ‘불판’을 갈아엎지 못했다. 이번 제20대 대선에서 5년 전에 비해 절반에도 못 미치는 결과를 받아들일 것으로 전망되면서 심상정 대선 후보의 향후 정치 행보는 물론, 정의당의 운명 또한 위기에 빠졌다는 분석이다.



9일 지상파 방송 3사가 공동으로 실시한 출구조사에서 심 후보가 2.5%의 득표율에 그칠 것이라는 결과가 나오면서 정의당의 분위기는 무겁게 가라앉았다. 곧이어 나온 JTBC의 출구조사 결과도 2.5%였다.

정의당은 2017년 대선에서 심 후보가 얻은 득표율인 6.17%에는 못 미치더라도 이에 준하는 수준의 성적은 거둘 수 있을 것으로 기대했다. 하지만 출구조사에서 기대에 훨씬 못 미치는 결과가 나오면서 서울 여의도 당사에 마련된 정의당 개표상황실 곳곳에선 낮은 탄식이 흘러나왔다.



심 후보는 ‘비호감 대선’으로 불렸던 이번 대선에서 유일한 제3당 후보라는 점을 앞세우며 존재감을 부각시키려 했다. 여기에 ‘유일한 페미니스트 후보’라는 점을 내세워서 청년층 및 진보 여성 유권자의 결집을 시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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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진보와 보수 진영이 더불어민주당과 국민의힘을 중심으로 강하게 결집하면서 심 후보에게 불리한 국면으로 흘러갔다. 그간 심 후보와 정의당에게 비교적 긍정적인 반응을 보였던 호남 지역에선 1%대 득표율에 그칠 것으로 전망됐다.

여기에 민주당이 ‘n번방 사건’을 추적해 세상에 알린 ‘불꽃’ 활동가 박지현 씨를 영입한데 이어 선거 막판 2030 여성 유권자 공략에 적극적으로 나선 것도 심 후보 입장에선 뼈아프게 작용했다. 이 같은 상황들이 겹치면서 심 후보가 호소하던 ‘소신투표’론은 힘을 잃고 말았다.

기대에 못 미치는 득표율이 나올 것으로 예측되면서 심 후보도 책임을 피하기는 어려울 전망이다. 민주노동당 시절부터 이어진 대선 득표율 상승세가 꺾이면서 3개월 뒤 열리는 지방선거 전망 또한 밝지 않은 상황이다. 이대로라면 당의 존립 자체를 걱정해야 할 정도다.

정의당은 우선 진보층의 지지기반을 다져 뒤이은 선거를 준비하겠다는 입장이다. 이동영 수석대변인은 출구조사 결과 발표 이후 기자들과 만나 “득표율에 연연하지 않겠다”며 “2030 세대와 여성 등 지지기반을 탄탄하게 확보하는 게 지금의 목표”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대선은 당락이 중요한 선거는 아니었다”며 “곧 있을 지방선거를 위한 지지층 기반을 다지려 한다”고 덧붙였다.


정상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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