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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년 반만에 팬들과 직접 만난 BTS… "'역사에 이런 콘서트도 있었다' 말해줄 수 있는 공연이었다"

BTS, '퍼미션 투 댄스 온 스테이지' 투어 서울공연 시작

주경기장 모인 1만5000 아미, 함성 대신 "박수질러"로

"단 하나의 후회도 남지 않도록" 2시간 반 히트곡 쏟아내

그룹 방탄소년단(BTS)이 10일 서울 송파구 잠실종합운동장 주경기장에서 열린 ‘BTS 퍼미션 투 댄스 온 스테이지 - 서울’ 콘서트에서 무대를 선보이고 있다. 사진 제공=빅히트뮤직그룹 방탄소년단(BTS)이 10일 서울 송파구 잠실종합운동장 주경기장에서 열린 ‘BTS 퍼미션 투 댄스 온 스테이지 - 서울’ 콘서트에서 무대를 선보이고 있다. 사진 제공=빅히트뮤직




“훗날, 지금을 돌아보면 얼마나 웃기겠습니까. 나중에는 더 재밌게 놀 수 있을 거고, 아들딸들에게 ‘역사에 이런 콘서트도 있었다’고 말해 줄 수 있는 최고의 안주거리를 선사한 공연을 함께 즐겨주셔서 감사합니다. 우리가 또 다시 더 좋은 모습으로, 기립해서 함성 지르고 만날 수 있는 그날까지 지치지 않고 여기 주경기장에서 기다리겠다는 약속을 어떻게든 지키게 돼 기쁩니다”



10일 밤 그룹 방탄소년단(BTS)의 ‘BTS 퍼미션 투 댄스 온 스테이지 - 서울’ 콘서트가 열린 서울 송파구 잠실종합운동장 주경기장. 리더 RM은 앵콜 무대까지 모든 순서를 마무리하기에 앞서 공연장에 모인 약 1만 5000명의 팬들 앞에서 소감을 전했다. 이 지긋지긋한 언택트 무대가 언제 끝나지 싶었다는 그는 “영혼을 갈아 넣어 준비한 공연을 제한된 상태에서 하는건 속상했지만 무대에 올라올 땐 우리가 여백을 채우자는 결연한 마음이었다”며 “여기(무대)가 저희의 진정한 고향”이라고 말했다.

그룹 방탄소년단(BTS)이 10일 서울 송파구 잠실종합운동장 주경기장에서 열린 ‘BTS 퍼미션 투 댄스 온 스테이지 - 서울’ 콘서트에서 무대를 선보이고 있다. 사진 제공=빅히트뮤직그룹 방탄소년단(BTS)이 10일 서울 송파구 잠실종합운동장 주경기장에서 열린 ‘BTS 퍼미션 투 댄스 온 스테이지 - 서울’ 콘서트에서 무대를 선보이고 있다. 사진 제공=빅히트뮤직


다른 멤버들의 생각도 비슷했다. 슈가는 “잠실에서 잠시만 기다려달라고 했는데 2년 반이 흘러 죄송한 마음이었다”며 “사람들이 가득한 주경기장에서 보고 싶었는데 그러지 못해 아쉽지만, 아무쪼록 더 좋은 날이 있지 않겠느냐”고 말했다. 정국 역시 “여러분의 표정과 목소리를 접할 수 없지만 지금 이 순간이 매우 행복하다. 우리 덕분에 행복한 시간이 됐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BTS는 이날 2019년 10월 ‘러브 유어셀프 ? 스피크 유어셀프’ 앵콜공연 이후 약 2년 5개월만에 처음으로 국내에서 대면 공연을 열어 약 1만 5000명의 팬들과 만났다. 공연 초반부터 멤버들은 “객석에 여러분들이 계시는 것 만으로도 많은 게 달라진 기분”(RM) “텅 빈 객석 앞에 카메라만 두고 촬영했는데, 아미(ARMY·BTS의 팬덤명) 여러분이 계시니 감동이고 설렌다”(뷔) 는 등 들뜬 모습이었다. “단 하나의 후회도 남지 않도록 모든 걸 쏟아 부어 보려 한다”는 멤버 정국의 말처럼 BTS는 팬데믹 때문에 국내 팬들과 직접 공연장서 소통하지 못한 아쉬움을 무대에서 풀어냈다.

그룹 방탄소년단(BTS)이 10일 서울 송파구 잠실종합운동장 주경기장에서 열린 ‘BTS 퍼미션 투 댄스 온 스테이지 - 서울’ 콘서트에서 무대를 선보이고 있다. 사진 제공=빅히트뮤직그룹 방탄소년단(BTS)이 10일 서울 송파구 잠실종합운동장 주경기장에서 열린 ‘BTS 퍼미션 투 댄스 온 스테이지 - 서울’ 콘서트에서 무대를 선보이고 있다. 사진 제공=빅히트뮤직




콘서트의 시작을 화려하게 알린 곡은 정규 4집 ‘맵 오브 더 소울 ? 7’의 타이틀곡 ‘ON’이었다. 당초 이 앨범 발매 후 월드투어를 계획했다가 팬데믹으로 취소하는 바람에 관객들 앞에서 보여주지 못했던 아쉬움을 달래는 선곡이었다. 무대 중앙에서 상하좌우로 움직이는 가변형 LED 화면 속, 하얀 바탕에 이번 공연의 슬로건인 ‘We don’t need permission’(우린 허락이 필요 없어)가 띄워졌다. LED가 위로 올라가자 철창 뒤로 BTS 멤버들이 모습을 드러냈다. 철창이 열리자 멤버들은 자신들을 옭아맨 속박을 끊고 자유로워지겠다는 듯 무대로 나와선 여러 명의 댄서들과 웅장한 마칭밴드 댄스를 선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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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TS는 이후 약 2시간 동안 ‘불타오르네’, ‘쩔어’, ‘DNA’, ‘FAKE LOVE’, ‘IDOL’ 등 히트곡들을 쉼 없이 선보였다. ‘다이너마이트’(Dynamite), ‘버터’(Butter), ‘퍼미션 투 댄스’(Permission To Dance), ‘라이프 고즈 온’(Life Goes On)등 팬데믹 이후 나온 히트곡들을 국내 팬들 앞에서는 처음으로 부르는 자리이기도 했다. 팬들은 함성을 못 지르는 대신 일정하게 박수를 치며 호응을 보냈다. 앵콜 요청조차 박수로 대신했을 정도였다. 멤버들은 함성 없이 박수로만 호응을 받는데 익숙하지 않은 듯 했지만 이내 여느 공연처럼 퍼포먼스를 선보였다. RM은 “우리가 언제 다시 한 번 박수로 맞는 콘서트를 하겠나, 역사에 남을 콘서트”라고 말했다. 멤버들은 호응 유도를 위한 구호를 ‘소리 질러’ 대신 ‘박수 질러’로 바꿨고, 함성은 멤버들끼리 직접 외쳤다. 멤버 진은 “객석 중간에 누군가 ‘함성 말고 박수’라는 팻말을 들고 다니더라”고 말하기도 했다. 지민도 “나중에 보면 재미있을 것 같다”고 말을 보탰다.

그룹 방탄소년단(BTS)이 10일 서울 송파구 잠실종합운동장 주경기장에서 열린 ‘BTS 퍼미션 투 댄스 온 스테이지 - 서울’ 콘서트에서 무대를 선보이고 있다. 사진 제공=빅히트뮤직그룹 방탄소년단(BTS)이 10일 서울 송파구 잠실종합운동장 주경기장에서 열린 ‘BTS 퍼미션 투 댄스 온 스테이지 - 서울’ 콘서트에서 무대를 선보이고 있다. 사진 제공=빅히트뮤직


BTS 멤버들은 ‘만남’ 그 자체에 집중하며 관객들과 마스크 너머로 직접 교감하려는 모습이었다. ‘잠시’와 ‘Outro: Wings’를 부를 땐 3명, 4명씩 나눠서 각각 이동차에 올라 멀리 있는 팬들에게 반갑게 인사를 보내기도 했다. 앵콜 무대에서는 2019년까지 대면공연이 열릴 때마다 했던 응원봉 ‘아미밤’을 이용한 파도타기 이벤트를 하기도 하고, 전날 생일이었던 슈가를 위한 깜짝 축하도 있었다. 그간 온라인 공연에서 보여줬던 화려한 세트와 소품, 가상현실(VR)·증강현실(AR) 등 첨단 기술은 잠시 자리를 비켰다.

공연이 열린 잠실종합운동장 주경기장 근처에는 오전부터 공연을 보려는 팬들이 모여들었다. 본인인증 부스에서 티켓 예매를 확인 받은 팬들은 “당연히도 우리 사이 여태 안 변했네”라고 적힌 종이 피켓 한 장씩을 받았다. ‘라이프 고즈 온’(Life Goes On)의 가사를 살짝 바꾼 것으로, 약 2년 반 만에 공연장에서 직접 만나는 국내 팬들에게 BTS가 전하는 감사와 반가움의 메시지였다. 팬들도 BTS의 상징색인 보라색 마스크나 후드티 등을 갖추고 삼삼오오 모여 그간 공연을 볼 수 없었던 아쉬움을 풀었다. 마스크로도 숨길 수 없는 설렘이 가득한 표정이었다. 팬들은 멤버들의 사진을 프린트한 전단이나 멤버 이름이 적힌 부채를 들고 와서 주변의 다른 팬들에게 나눠주기도 했다.

그룹 방탄소년단(BTS)이 10일 서울 송파구 잠실종합운동장 주경기장에서 열린 ‘BTS 퍼미션 투 댄스 온 스테이지 - 서울’ 콘서트에서 무대를 선보이고 있다. 사진 제공=빅히트뮤직그룹 방탄소년단(BTS)이 10일 서울 송파구 잠실종합운동장 주경기장에서 열린 ‘BTS 퍼미션 투 댄스 온 스테이지 - 서울’ 콘서트에서 무대를 선보이고 있다. 사진 제공=빅히트뮤직


공연 시작에 앞서 서울 송파구 롯데백화점 잠실점에 마련된 공식 상품 부스에도 포스터와 응원봉 ‘아미 밤’을 구입하려는 팬들이 몰렸다. 오전 10시에 문을 연 이후 3시간 만에 공식 포스터는 매진됐다.

RM은 코로나19 팬데믹 속에서도 사흘간의 공연 첫날을 잘 치러낸데 대해 “우리는 어떤 위기가 있어도 방법을 찾아냈다. 이렇게 우리는 여기 다시 만나서 함께 있다”며 “무대가 끝난다고 해서 우리의 노래와 춤이 끝나는 건 아니다. 머지않은 미래에 좀 더 나아진 모습으로 만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제이홉은 “공연은 가수와 관객이 한 자리에 있어야 완성되는 것 같다. 너무 그리웠는데 표현을 못하겠다”며 “제게도 의미 있는 공연이다. 여러분에게도 의미 있는 순간이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이날 공연을 관람한 팬 김아무개(30) 씨는 “가수도 팬도 박수로밖에 소통할 수 없어 많이 아쉬웠지만 이렇게나마 직접 볼 수 있어 행복했다”며 “다음 공연 때는 손 말고 목 아픈 상태로 귀가할 수 있었으면 좋겠다. 보라해!!”라고 말했다.

BTS는 오는 12·13일에도 같은 장소에서 공연을 한다. 12일 공연은 극장에서 함께 보는 ‘라이브 뷰잉’ 이벤트를 벌이며, 13일엔 온라인 스트리밍으로도 동시에 진행된다.

그룹 방탄소년단(BTS)이 10일 서울 송파구 잠실종합운동장 주경기장에서 열린 ‘BTS 퍼미션 투 댄스 온 스테이지 - 서울’ 콘서트에서 무대를 선보이고 있다. 사진 제공=빅히트뮤직그룹 방탄소년단(BTS)이 10일 서울 송파구 잠실종합운동장 주경기장에서 열린 ‘BTS 퍼미션 투 댄스 온 스테이지 - 서울’ 콘서트에서 무대를 선보이고 있다. 사진 제공=빅히트뮤직


박준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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