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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J서 도로 카카오로…오락가락 SM매각 왜? [시그널]

SM요구 많아지고 CJ자금 창구 줄어

처음 논의한 카카오와 재협상 돌입

소수주주 공격받은 SM엔터도 변수

이수만 SM엔터테인먼트 총괄 프로듀서/서울경제DB이수만 SM엔터테인먼트 총괄 프로듀서/서울경제DB




SM엔터테인먼트(에스엠(041510))의 최대주주 지분 매각을 눈앞에 두고 인수 후보가 CJ ENM(035760)에서 카카오엔터테인먼트로 바뀌면서 갈지자 행보를 보이고 있다. 최대주주 이수만 SM엔터 총괄 프로듀서의 매각 조건과 시장 상황이 변화하면서 매각 협상이 흔들리고 있다는 해석이 나온다.



11일 투자은행(IB)과 엔터테인먼트업계에 따르면 SM엔터는 매각을 조율하던 CJ ENM과 지난 연말 이후 논의를 멈추고 카카오엔터와 재협상에 들어간 것으로 파악됐다. SM엔터테인먼트는 지난해 상반기부터 창립자이자 최대 주주인 이수만 총괄 프로듀서(회장)가 보유한 지분(18.73%) 매각을 위한 협상을 타진 중이다. CJ ENM을 비롯해 앞서 카카오엔터테인먼트·하이브·네이버 등도 주요 인수 후보로 거론됐다.

양측은 큰 틀의 거래 대금에 합의하고 부수 조항을 논의하던 과정에서 합의를 이루지 못했다고 알려졌다. 당시 SM엔터 측은 이수만 회장을 카카오의 주요 임원으로 앉히고 100억원의 연봉을 보장해 달라고 요구했다. 처음에는 단순 경영권 매각으로 출발했지만 협상 과정에서 매각가 인상은 물론 추가 조건이 덧붙여지면서 협상은 난항을 겪었다. 양 측은 이와 별개로 SM엔터의 아티스트를 기반으로 한 NFT 사업을 논의했으나 여기서도 점접을 찾지 못하면서 사업 시너지에 대한 전망이 떨어졌다.

외부적인 요인도 한 몫 했다. CJ그룹이 의욕적으로 CJ ENM을 비롯한 주요 계열사의 사업을 물적 분할한 뒤 상장 전 투자 유치를 추진했지만, 이 같은 방식에 대한 여론이 나빠지며 전면 중단했다. SM엔터 인수 자금을 조달할 수 있는 창구가 없어진 셈이다. 새 정부 역시 물적 분할 시 모 회사 주주에 신주인수권을 주는 공약을 내걸었기 때문에 CJ ENM으로서는 물적 분할 후 투자유치에 대해 밑그림을 다시 짜야 한다.



이런 저런 이유로 CJ ENM이 소극적으로 나오면서 SM엔터는 다시 카카오엔터로 돌아가 협상을 재개한 것으로 보인다. 양측은 지난해 3분기까지 협상하면서 이수만 회장과 김범수 의장이 만나는 등 계약 성사 직전까지 갔었다. 상장을 앞둔 카카오엔터는 알짜 회사를 사들인다면 흥행에 도움이 되기 때문에 적극적인 입장이다. 다만 당시에도 이수만 회장의 역할 보장에 대한 수용 여부를 놓고 논란이 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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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룹 NCT/사진제공=SM엔터테인먼트그룹 NCT/사진제공=SM엔터테인먼트


이에 대해 엔터테인먼트업계에서는 이수만 회장의 프로듀서 역량이 재조명 받는 현 상황이 협상의 물꼬를 틀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지난해 SM엔터는 매출액이 전년보다 21% 증가한 7015억원 영업이익은 954% 급증한 685억원을 기록했다.

특히 NCT는 1년 전보다 음반 판매량이 2배 늘어난 1091만장을 돌파했고, 에스파는 지난해 10월 발매한 첫 미니앨범이 판매량이 하프 밀리언셀러에 등극했다.

NCT와 에스파는 이수만 회장이 전체 컨셉과 세부적인 곡까지 프로듀싱했다. NCT는 멤버를 확정하지 않고 국가별로 멤버를 다르게 구성하는 확장형 아이돌이라는 새로운 개념을 만들었다. 이를 착안한 이수만 회장은 NCT를 SM엔터의 미래라고 강조한다.

에스파 역시 레트로 열풍을 가미한 데다 대표곡인 ‘넥스트레벨’은 6년전 영화 분노의 질주OST를 리메이크 하자는 이 회장의 선구안이 맞아 떨어진 것으로 알려졌다. 업계 관계자는 “엔터업계에서는 이수만 회장의 프로듀서로서 능력이 다시 평가받고 있으며, 매각 협상에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이와 동시에 SM엔터의 상황이 녹록치 않은 점도 협상에 변수다. SM엔터는 2019년 KB자산운용에 이어 최근 얼라인파트너스자산운용 등 소수 주주로부터 이수만 회장 개인 회사인 라이크 기획의 일감 몰아주기에 대해 공격을 받고 있다. 이들은 매각이 더 이상 시간을 끌지 않고 마무리 되어 라이크기획과 계약이 끊어지면 주가가 상승할 것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그룹 에스파/사진제공=SM엔터테인먼트그룹 에스파/사진제공=SM엔터테인먼트


임세원 기자·최필우 기자·박현익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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