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의 ‘광화문 대통령 시대’가 가시화되고 있다. 광화문 정부서울청사 국무총리실을 대통령 집무실로 쓰는 방안이 유력하게 떠오르고 있다. 관저는 삼청동 총리공관 등 여러 후보지가 검토되고 있다. 윤 당선인은 임기 첫날 광화문 출근을 목표로 인수위원회에 실무 태스크포스(TF)를 설치한다.
11일 정치권에 따르면 윤 당선인은 대통령 집무실 공간으로 정부서울청사 9층 국무총리실을 유력하게 검토하고 있다. 앞서 윤 당선인 측은 정부서울청사가 보안 문제는 물론 업무 공간에도 문제없다는 회신을 받았다고 한다.
이 방안이 확정되면 정부서울청사 4~5개 층에 비서실·안보실과 함께 민관 합동위원회 사무실도 마련될 것으로 전망된다. 민관 합동위원회는 윤 당선인 대통령실의 핵심 조직이다. 이 위원회는 새 정부의 국정 운영의 골간을 이루는 정책을 대부분 결재할 것으로 보인다. 윤 당선인은 대통령으로서 일주일에 최소 한 차례 이상은 취재진을 상대로 위원회 결정 사항을 직접 브리핑할 계획이다. 특히 윤 당선인 측은 외국인에게도 민관 합동위원회의 문호를 개방하는 방안도 유력하게 검토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윤 당선인은 지난해 기자회견에서 미국 백악관의 사례를 들며 “대통령이 근무하는 오발오피스 주변에 참모들이 쫙 있고 바로 붙어 있는 웨스트윙에 또 전문가들이 밀집해 있기 때문에 의사소통이 원활하게 이뤄진다”며 차기 정부의 대통령실 업무 방식을 예고했다. 미국 백악관 스타일로 한 건물에서 실무를 보는 공무원들과 호흡하고 민간 인재들과 격의 없이 소통하며 국정을 운영해나가겠다는 게 윤 당선인의 구상이다. 김은혜 당선인 대변인은 “대통령실의 정확한 인사 규모가 아직 추계되지 않았기 때문에 층수나 층 위치는 정해진 바 없다”고 말했다.
기존 총리실은 정부과천청사로 옮기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현재 총리는 1주일에 평균 사흘 정부세종청사 집무실을 이용하기 때문에 공무 수행에 큰 문제는 없을 것으로 보인다.
윤 당선인이 청와대 밖으로 나오면서 집무실과 거처 분리는 불가피하게 됐다. 새로운 거처로는 삼청동 총리공관과 삼청동 안가가 검토되고 있다. 다만 경호가 더 용이한 서울 용산 지역의 장관 공관이나 군 장성 관련 시설 등도 대상지로 거론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경호처는 대통령 출근 시 주변 도로를 제한하는 방식으로 경호할 것으로 보인다.
기존 청와대를 국민들에게 돌려주는 방안도 조만간 구체화될 것으로 보인다. 윤 당선인은 청와대를 역사와 미래가 공존하는 상징적 공간으로 만들겠다는 구상이다. 구체적인 활용 방안은 국민 여론과 전문가 의견을 수렴해 마련한다는 계획이다. 이 과정에서 청와대 부지 주변의 군사 시설을 이전하고 건축 규제도 획기적으로 풀어주는 방안도 함께 검토될 것으로 보인다.
윤 당선인은 대통령 집무실 이전 방안 마련을 서두를 것으로 전망된다. 오는 5월 10일 임기 첫날부터 ‘광화문 대통령 시대’를 열겠다는 게 윤 당선인의 약속이어서다. 윤 당선인은 인수위원회에 ‘청와대 개혁 TF’를 설치하고 실무 검토에 착수할 예정이다. 집무실 이전은 청와대 개혁TF의 1호 사업으로 거론된다.
또 청와대 개혁 TF는 ‘옥상옥’ 수석비서관제 폐지와 청와대 인원 30% 축소 등 청와대 조직 개혁 방안도 마련할 예정이다. 윤 당선인은 대통령실을 정무와 공보 역할을 할 참모만으로 대폭 축소하겠다는 방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