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 국회·정당·정책

尹 "각 분야 최고 경륜있는 분 모셔야"…여성-지역 '30%룰' 깬다

[윤석열 시대]

■ 균형보다 능력인사 방점

"할당제는 국가발전에 도움 안돼"

능력·실력이 최우선 원칙 천명

文정부 '양성평등' 기조와 대비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이 13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민의힘 당사에서 대통령직인수위원회 위원장 및 부위원장 인선 결과를 발표한 뒤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성형주 기자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이 13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민의힘 당사에서 대통령직인수위원회 위원장 및 부위원장 인선 결과를 발표한 뒤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성형주 기자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이 13일 대통령직인수위원회 위원 구성에 있어 여성이나 지역 할당은 고려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능력과 실력을 최우선 원칙으로 하겠다는 방침이다. 앞서 내각의 30% 이상을 여성으로 채워 양성평등을 구현하겠다고 선언한 문재인 정부의 인사 원칙과 상반된다.

윤 당선인은 이날 서울 여의도 중앙당사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인사에 있어 여성·지역 할당을 고려하지 않겠다는 언론 보도가 있었다’는 질문에 “국민을 제대로 모시기 위해서는 각 분야 최고의 경륜 있는 사람을 모셔야지 자리 나눠 먹기 식으로는 국민 통합이 안 된다고 본다”고 말했다. 이어 “그걸(할당제) 우선으로 하는 국민 통합은 국가 발전에 도움이 안 된다”며 “청년이나 미래 세대가 볼 때 정부에 대해 실망할 가능성이 크다고 본다”고 강조했다.



윤 당선인은 새롭게 출범하는 정부 내각 구성에도 능력주의 인재상 원칙을 적용할 방침이다. 윤 당선인은 대선 후보 때도 언론 인터뷰를 통해 “작위적인 여성 비율 숫자를 목표로 제시하는 것보다 능력 있는 인사에게 실질적으로 평등한 기회가 돌아가도록 힘쓰겠다”며 내각 여성 할당제에 대한 거부 의사를 분명히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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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수위원장으로 합류한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 역시 인위적 여성 할당제에 미온적이다. 안 대표는 대선 후보 때 관훈 토론회에서 “내각의 여성 비율이 낮은 만큼 여성들에게 기회를 더 주고 궁극적으로 양성평등으로 가야 한다”는 원론적 입장만 밝혔다. 19대 대선에서 여성 장차관 비율을 30%로 높이겠다며 공약으로 적시한 것과는 달라진 태도다.

윤 당선인은 상징적인 인물을 선정해 발탁하는 방식에도 회의적이다. 최근 윤 당선인은 문재인 대통령이 정권 초기 피우진 예비역 중령을 최초의 여성 국가보훈처장에 임명한 사례를 콕 짚어 부정적으로 언급한 것으로 전해졌다. 윤 당선인은 과거 특검 때도 팀원을 뽑으면서 연수원 기수 등을 따지지 않고 수사 경력, 성과, 동료 평판을 발탁 기준으로 삼았다.

이와 달리 문재인 대통령은 대선 후보 시절 남녀 동수 내각에 대한 의지를 수차례 드러냈다. 초기 내각의 여성 장관 비율을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평균 수준인 30%선으로 맞추겠다고 약속까지 했다. 실제로 문 대통령은 2019년 말 추미애 법무부 장관 임명을 통해 장관 18명 중 6명을 여성으로 채우며 대선 공약을 달성하는 데 성공했다. 하지만 윤 당선인과 국민의힘은 문재인 정부에서 김현미·유은혜·강경화 등 여성 장관을 배출했지만 정작 여성이나 국민들의 삶이 나아진 게 없다는 입장이다. 부동산 대란으로 인한 김현미 국토부 장관에 대한 경질성 교체 등을 겪으며 2022년 3월 현재 문재인 정부 여성 장관은 4명으로 줄었다. 여성 장관 비율은 문재인 정부 출범 당시인 27.7%에서 22.2%로 줄어들었다.

김은혜 당선인 대변인은 여성 위원 비율 등 구체적 내용에 대해 “인수위에서 논의할 사안으로 (지금) 결정적으로 말씀드릴 수 있는 것은 없다”면서도 “능력과 실력에 따라 공정하게 평가를 받고, 성과에 따라 이에 기반한 대가를 받으며, 누구에게나 투명한 룰이 적용되고, 그 위에 공정한 경쟁의 장이 형성돼야 한다는 게 앞으로 견지할 (인사) 원칙이자 기조”라고 말했다. 김 대변인은 “5년 만에 이뤄낸 정권 교체에서 보다 나아진 삶을 체감할 수 있도록 실행력과 능력과 실력을 겸비해서 성과로 인사 드릴 수 있는 인사를 공정하게 인선하겠다”고 덧붙였다.


김남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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