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 국회·정당·정책

安 인수위원장 "모든 공약 국정과제 반영땐 부작용"…원점 재검토 시사

"공약 그대로 반영해 文정부 실패

역대 정부서도 50% 정도만 반영"

치밀하게 검토…윤 당선인에 제시

병사월급인상·여가부 폐지 입장차

추경호·이태규 의원 최종학 교수

기획조정분과 인수위원으로 임명

안철수 대통령직인수위원회 위원장이 14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기자 간담회에서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성형주 기자안철수 대통령직인수위원회 위원장이 14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기자 간담회에서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성형주 기자




안철수 대통령직인수위원회 위원장이 14일 “현 정부 정책 중 이어갈 과제와 수정 보완할 과제, 폐기할 과제를 잘 정리하겠다”고 말했다. 문재인 정부의 부동산 정책이나 소득 주도 성장, 탈원전 등 보수 진영이 그간 날을 세워 온 정책에 대한 대대적인 수술을 예고한 것으로 풀이된다. 안 위원장은 또 “공약과 국정 과제가 정확하게 일치하는 부분은 역대 정부에도 50% 정도”라며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의 공약에 대한 치밀한 점검을 예고했다.






안 위원장은 이날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시대 요구와 국민의 뜻을 인식하고 꼭 필요한 국정 과제를 발굴하고 만들어 나가겠다”며 현 정부 정책을 유지·보완·폐기할 기준으로 다섯 가지 시대적 과제를 제시했다. 안 위원장은 우선 공정·법치·민주주의를 복원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대학 입시와 취업에서의 불공정을 반드시 바로잡아야 한다”며 “언론 장악 음모 등을 물리쳐야 한다”고 말했다. 대한민국이 4차 산업혁명을 선도해 미래 먹거리·일자리 기반을 만들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 지역 균형 발전 실패가 저출생 현상을 심화시킨 중요 요인이라며 “지역 균형 발전은 대한민국 미래를 위한 필수적 과제”라고 말했다. 이와 함께 대한민국의 지속 가능성을 위해 연금 개혁과 저출생·고령화, 탄소 중립 등도 과제로 거론했다. 마지막으로 “국민이 분열되고 위기를 극복한 나라는 없다”며 국민 통합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안 위원장은 윤 당선인의 공약에 대해 사실상 원점 재검토에 가까운 입장을 피력했다. 그는 “(공약과 국정 과제 일치는) 이명박·박근혜 정부 때 50%, 노무현 정부 때 60% 정도”라고 설명했다. 통상 공약의 절반 이상이 수정·폐기된다는 견해를 드러낸 것이다. 특히 문재인 정부 실정의 원인으로 공약 대부분이 국정 과제로 추진된 점을 지목했다. 그는 “문재인 정부는 인수위 없이 (출범)하다 보니 공약을 거의 다 국가 주요 정책으로 하면서 여러 가지 부작용이 많이 나왔다”고 지적했다. 안 위원장은 다만 인수위가 공약을 직접 수정하거나 폐기하기보다는 윤 당선인에게 선택지를 제시하겠다고 말했다. 그는 “(윤 당선인이) 발표한 공약들 중에 가능한 해법들을 찾아보고 몇 가지 선택지를 준비하겠다”며 “당선인의 의사에 따라서 방향을 잡으려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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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럼에도 안 위원장 자신이 윤 당선인의 여러 공약을 도마에 올려 온 만큼 공약 수정과 폐기가 잇따를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안 위원장은 후보 시절 윤 당선인의 병사 월급 200만 원 공약에 대해 “포퓰리즘”이라고 비판했다. 또 윤 당선인과 안 위원장은 여성가족부에 대해 ‘폐지’ 대 ‘양성평등부로 개편’,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에 대해 ‘제도 정비’ 대 ‘폐지’로 입장 차를 보였다.

안 위원장 본인이 이끄는 코로나비상대응특별위원회 운영 계획도 밝혔다. 위원회는 방역과 백신 정책, 중환자 병상 확보 등 의료 파트와 소상공인·자영업자에 대한 손실보상 방안을 마련하는 파트로 운영한다. 그는 “(손해배상을) 국가 재정이 무리 가지 않게 하면서 실현 가능하게 할 것인지를 검토할 것”이라며 “기획재정부 출신 공무원들도 차출하는 등 여러 전문가들과 함께 의논하겠다”고 말했다.

안철수 대통령직인수위원회 위원장은 14일 기획조정분과 인수위원으로 추경호(왼쪽부터) 국민의힘 의원과 이태규 국민의당 의원, 최종학 서울대 교수를 발표했다. 연합뉴스안철수 대통령직인수위원회 위원장은 14일 기획조정분과 인수위원으로 추경호(왼쪽부터) 국민의힘 의원과 이태규 국민의당 의원, 최종학 서울대 교수를 발표했다. 연합뉴스


인수위원 일부에 대한 발표도 했다. 안 위원장은 기획조정분과 인수위원으로 추경호 국민의힘 의원과 이태규 국민의당 의원, 최종학 서울대 교수를 인선했다고 밝혔다. 분과의 간사는 추 의원이 맡는다. 또 경제 분야 실무 조정과 관장은 추 의원, 비경제 분야는 이 의원이 담당한다.

비정치인으로 인수위에 처음 합류한 최 교수는 책 ‘숫자로 경영하라’ 시리즈로 명성을 얻은 학자다. 안 위원장은 “최 교수는 의미 없는 숫자에서 무궁무진한 정보를 읽어 내는 능력을 갖고 계신 분”이라며 “국가 재정을 들여다보고 우리가 놓치고 있는 부분에서 통찰력을 발휘해서 윤석열 정부가 더 효율적으로 운영될 수 있는 묘수를 함께 찾아줄 것”이라고 말했다.

안 위원장은 이번 주말까지 인수위원 인선을 마무리할 계획이다. 그는 “이번 주말 내지 다음 주초부터 (인수위가) 정상적으로 돌아갈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조권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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