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니 애벗 전 호주 총리. /EPA 연합뉴스최근 러시아의 침공을 피해 탈출하는 우크라이나 난민들이 급증하는 가운데 호주에서 이들 난민을 적극 수용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이에 주무 부처 장관도 임시 비자 발급부터 영주권까지 모든 수단을 준비하고 있다고 밝히는 등 적극적인 수용 의지를 피력하며 일부 난민 수용이 기정사실화되는 분위기다.
호주 일간 시드니모닝헤럴드는 14일 토니 애벗 전 총리가 전날 호주가 20년 전 발칸 전쟁 때 대량으로 난민들을 받아들인 것처럼 이번에도 우크라이나 난민들을 도와야 한다고 역설했다고 보도했다. 그는 "자유를 위해 싸우는 우크라이나가 승리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게 무엇보다 중요하다"면서 "1999년 코소보인 4000명을 임시 난민비자로 받아들인 것과 비슷한 방식을 채택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와 관련해 알렉스 호크 호주 이민부 장관은 "지난 11일 "러시아가 침공하기 하루 전인 지난달 23일 이후 우크라이나인들에 대한 비자 3000건이 승인됐다"고 전했다. 호크 장관은 또 현재 호주에 체류 중인 경우 비자 기간이 6개월 자동 연장되도록 조치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그는 "호주 정부는 우크라이나인들을 돕기 위해 임시비자에서부터 영주권까지 모든 수단을 준비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호주정착위원회(SCA)는 호주 정부가 우크라이나 난민을 돕기 위해 인도주의 이민 프로그램 적용 대상을 현재 1만3750명에서 2만 명까지 확대할 것을 제안했다. 샌드라 엘헬루-라이트 SCA 대표는 "비자의 단기 연장보다는 난민 영주권에 더 많은 숫자를 할애해야 한다"면서 "영주권이 있어야만 비로소 공동체의 일원이 되어 더 많은 공헌을 할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유엔난민기구(UNHCR)에 따르면 최근 러시아의 침공을 피해 우크라이나를 탈출한 전쟁 난민은 260만 명이며 현재도 매일 15만 명이 추가로 발생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