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년부터 지난해까지 5년간 전세계 국제 무기 거래가 감소했지만 동아시아 국가들의 무기 수입은 오히려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같은 기간 유럽에서도 영국, 노르웨이, 네덜란드 등을 필두로 무기 수입이 크게 늘었다. 중국과 러시아가 국제 정세의 긴장감을 고조시키면서 아시아·오세아니아와 유럽 내 군비 경쟁이 촉발됐다는 분석이 나온다.
스웨덴 싱크탱크인 스톡홀름 국제평화연구소(SIPRI)는 14일 공개한 '국제 무기 거래 동향' 보고서에서 이같이 밝혔다. 보고서에 따르면 이 기간 동안 전세계 163개국 주요 무기의 국제 거래는 직전 5년(2012~2016년) 대비 4.6% 줄어든 반면 동아시아의 무기 수입은 20% 증가했다. 한국의 무기 수입이 71% 늘어 전체 163개국의 무기 수입량에서 7번째로 높은 4.1%의 비중을 차지했으며, 일본의 무기 수입도 152% 증가했다. 오세아니아 지역의 호주도 같은 기간 62% 많은 무기를 수입했다.
시몬 웨즈만 SIPRI 선임 연구원은 "중국과 이 지역 다른 국가들이 형성하고 있는 긴장 관계가 무기 수입의 주요 동력이 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유럽도 러시아와의 관계 악화로 이 기간 동안 무기 수입을 가파르게 늘린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 5년 간 유럽 국가들의 무기 수입은 전체의 13%를 차지했다. 가장 많은 무기를 수입한 나라는 영국으로 직전 5년에 비해 74% 많은 무기를 들여왔으며, 그 뒤를 이은 노르웨이와 네덜란드의 무기 수입 증가율은 각각 343%와 116%에 달했다. 보고서는 “러시아와의 긴장 등으로 인해 다른 국가들도 향후 10년 간 무기 수입을 빠르게 늘릴 것”이라고 전망했다.
러시아와 전쟁 중인 우크라이나의 무기 수입 비중은 2017~2021년에 전체 국가의 0.1%에 그쳤다. 이는 주요 무기 수출국들이 우크라이나 지역의 긴장이 높아질 것을 우려해 무기 판매를 제한해왔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지난 5년 간 무기를 가장 많이 수출한 국가는 미국이었다. 국제 무기 수출에서 미국이 차지한 비중은 39%로 직전 기간보다 7%포인트 늘었다. 그 뒤로 러시아와 프랑스가 각각 19%와 11%를 차지했다. 한국의 무기 수출 비중은 2.8%로 조사 대상 60개국 중 상위 8위에 올랐다. 보고서는 "한국은 중동을 비롯한 여러 지역을 대상으로 무기 수출을 늘리고 있다"며 "최근 이집트와 아랍에미리트가 각각 한국의 K9 자주포와 방공 시스템을 들여오기 위해 계약을 체결한 것이 대표적"이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