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 국방부가 우크라이나에서 외국인 '용병' 180명을 제거했다고 주장하면서 사망설에 휩싸였던 이근 전 해군특수전전단(UDT/SEAL) 대위가 "현재 작전 수행 중"이라는 소식이 전해진 가운데 이 전 대위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서 우크라이나 관련 게시물이 모두 삭제돼 궁금증을 낳고 있다.
15일 이 전 대위 인스타그램에는 앞서 올라왔던 우크라이나에 관련된 게시물이 모두 삭제된 상태다. 유튜브 채널 'ROKSEAL' 커뮤니티에 올라왔던 글도 확인할 수 없다.
우크라이나에 도착한 뒤 지인의 사망에 조의를 표한 게시물은 남아 있는 것으로 미뤄 우크라이나 관련 게시물만 삭제했거나, 비공개로 전환한 것으로 추정된다.
앞서 이 전 대위는 지난 6일 자신의 인스타그램을 통해 러시아의 침공을 받고 있는 우크라이나로 의용군을 결성해 출국했다고 밝혔다.
이 전 대위는 "저의 팀원들은 제가 직접 선발했으며, 제가 살아서 돌아간다면 그때는 제가 다 책임지고 주는 처벌 받겠다"고 적었다.
이 전 대위는 다음날 자신의 인스타그램과 유튜브 채널에 글을 올려 "저의 팀은 우크라이나에 무사히 도착했다"고 전한 뒤 "외교부는 시간 낭비하면서 우리 여권을 무효화하는 것보다 어떻게 지원할 수 있는지나 고민해보라. 우리는 최전방에서 전투할 것"이라고 했다.
이후 지난 13일(현지시간) 러시아 국방부가 우크라이나 서부 르비우주 스타리치 지역에 위치한 우크라이나군 교육센터와 야보리우 군기지 등을 공격해 180명 가량의 외국인 용병을 제거했다고 주장하면서 이 전 대위의 신변에 대한 우려가 온라인상에서 급속도로 퍼졌다.
이에 대해 예비역 장교로서 익명을 요구한 이 전 대위의 측근은 14일 문화일보와의 인터뷰를 통해 "최근 이 전 대위가 작전 수행을 잘하고 있다는 연락을 취해왔다"면서 "이 전 대위 측과 주기적으로 생사 여부 등 연락을 취하고 있다"고 밝혔다. 다만 구체적인 작전 수행 관련 사항은 보안상 공개하기 힘들다고 했다.
이 전 대위와 친분이 있는 태상호 종군기자도 이 전 대위의 사망설을 강하게 부인했다. 태씨가 운영하고 있는 유튜브 채널 '태상호의 밀리터리톡'에는 14일 '이근 근황 / 우크라이에서 온 소식'이라는 영상이 올라왔다.
영상에서 태씨는 "현지에 가 있는 제 지인들에게 물어봤다. 그 시점에 전사한 동양인이 있다고 그러더라"며 "그래서 더 물어봤다. 그때 당시 전황이 심각해서 '전사한 동양인이 누구인지는 모른다'는 답변을 얻었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태씨는 "제일 정확한 건 기다리는 거다. 본인이 살아있는지 죽었는지 기다리는 거고, 다행히 14일 오전 10시까지는 잘 살아있고, 생존해 있다는 소식을 들었다"고 했다.
태씨는 또한 "실제 우크라이나 현장은 매우 심각하다고 한다. 전투를 몇 번 이겼지만 적의 전투 의지를 꺾을 수는 없기 때문"이라며 "러시아군이 우크라이나 주요 보급로를 많이 차단한 것 같다. 필수 의약품이 많이 부족하다는 이야기를 들었다"고 현지 상황을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