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이 3주차로 접어든 가운데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유럽을 방문해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결집을 과시할 것으로 전망된다. 그러나 미국 정치권은 우크라이나에 전투기 등 추가적인 군사 지원에 나서야 한다며 바이든 정부에 대한 압박 수위를 높이고 있다.
미 NBC 방송은 14일(현지 시간) 미국 관리들을 인용해 바이든 대통령이 앞으로 수주 내에 유럽을 방문할 예정이라고 보도했다. 한 관리는 바이든 대통령이 오는 24일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본부가 있는 벨기에 브뤼셀을 방문해 이곳에서 유럽 정상들과 회동할 가능성이 있다고 했다. 젠 사키 백악관 대변인은 이 같은 보도에 대해 “방문이 최종적으로 결정되지 않았다”면서도 “미국은 나토 회원국, 유럽 동맹국들과 긴밀히 협력하고 있다”고 했다.
바이든 대통령의 유럽 방문이 이뤄질 경우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 처음 유럽을 방문하는 것이다. 이는 나토 동맹에 대한 미국의 확고한 지지 및 방어 의지를 과시하기 위한 것으로 해석된다.
이처럼 바이든 대통령이 ‘나토 수호’에 집중하며 우크라이나 개입 불가 입장을 고수하고 있지만, 미 정치권은 자국 정부가 우크라이나에 전투기 등 무기를 신속히 지원해야 한다며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워싱턴포스트(WP)는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이 직접 요청하고 나선 전투기 지원이 핵심이라고 봤다. 앞서 폴란드는 자국 공군이 보유한 28대의 미그-29 전투기 전부를 독일에 있는 람슈타인 미 공군기지에 배치해 미국에 처분을 맡길 준비가 돼 있다고 밝혔다. 우크라이나 조종사들이 다뤄본 경험이 있어 곧바로 사용할 수 있는 미그-29 전투기를 미국에 넘길 테니 미국이 이를 우크라이나에 지원하라며 공을 넘긴 셈이다.
그러나 미국은 러시아와의 군사적 긴장감을 높일 수 있다며 이를 일단 거절했다.
공화당 소속 로버트 포트먼 상원의원은 전날 CNN에 출연, “러시아는 모든 것을 긴장 조성행위라고 하는 것 같다”며 “그들이야말로 매일 우크라이나로 진격하고 있다”고 규탄했다. 그는 “이는 정당하지 못한 공격”이라며 “그들이 긴장 조성행위를 이어가는 한, 우크라이나가 요청하는 것은 그들 스스로를 방어하는 것일 뿐”이라고 강조했다.
민주당과 공화당 의원 58명이 참여하는 초당적 ‘문제 해결 의원모임’도 별도 성명을 통해 우크라이나에 전투기를 포함한 군사적 지원을 추가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이들은 “우크라이나가 적절한 군사적 지원을 받지 못한다면 러시아는 곧 그 지역의 영공도 장악할 것”이라며 우크라이나에 대한 전투기 지원을 요청했다.
앞서 미치 매코널 공화당 상원 원내대표를 비롯한 공화당 상원의원 40명은 조 바이든 대통령에게 별도 서한을 보내고 우크라이나에 대한 군사적 지원을 압박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