케이가 그룹 러블리즈 메인보컬에서 뮤지컬 배우로 화려하게 변신했다. 늘 가슴속에 품고 있던 뮤지컬 배우의 꿈을 펼치게 된 그는 자신에게 주어진 기회에 감사하며 목표에 도달하기 위해 정진하고 있다. 무대가 주는 에너지를 마음껏 느끼고 있는 케이의 인생 2막은 지금부터 시작이다.
케이는 지난 2014년 11월 러블리즈로 데뷔해 수많은 히트곡을 발표하며 큰 사랑을 받았다. 이후 소속사와 계약 기간이 만료되면서 자연스럽게 멤버들과 각자의 길을 걷게 됐고, 케이는 뮤지컬 배우 겸 가수 김준수가 수장으로 있는 팜트리아일랜드 일원이 되며 본격적으로 뮤지컬 배우의 길에 들어섰다.
"어렸을 때부터 뮤지컬에 관심이 많았어요. 뮤지컬 '서편제'의 넘버를 좋아하는데, 가수를 준비하기 전부터 계속 좋아했던 곡이에요. 또 다른 뮤지컬의 넘버를 들으면서 힘을 많이 얻었고 위로가 됐어요. '나도 언젠가 저 무대에서 저 넘버를 직접 불러 보고 싶다'는 꿈도 커졌죠. 그렇게 뮤지컬에 대한 사랑을 조금씩 키워 나가고 있었는데 좋은 기회로 제 마음을 보여줄 수 있게 됐어요. 저도 제가 점점 자랑스러워지더라고요. 자부심을 느끼고, 또 그 책임감 때문에 더 멈출 수 없게 됐어요."
아이돌 시절에도 뮤지컬 무대에 오르고 싶다는 열망은 확실했다. 러블리즈로 활동하면서 꾸준히 뮤지컬에 대한 꿈을 키웠으나, 단체 활동이 중요한 시점이기에 개인 활동에는 한계가 있었다. 대신 언젠가 찾아올 기회를 대비해 안 보이는 곳에서 꾸준히 연습하며 때를 기다렸다. 마침내 기회가 찾아온 지금, 뮤지컬 '엑스칼리버'에도 캐스팅 되며 빛을 발하고 있다.
케이는 완벽한 무대를 만들기 위해 발성부터 캐릭터 연구, 작은 제스처까지 하나하나 만들어 나갔다. 과정은 아이돌 연습과 사뭇 달랐다. 칼군무를 강조하는 러블리즈로 연습할 때는 무대 퍼포먼스 위주로 멤버들끼리 합을 맞추는 게 중요했다면, 뮤지컬 연습은 배우들과의 협동이 우선이었다.
"같은 협동인데 느낌이 좀 달랐어요. 뮤지컬은 배우들끼리 교류가 중요하더라고요. 그래서 한명 한명 더 친해지려고 노력도 많이 했어요. 뮤지컬은 상대방이 보여야 나도 보이기 때문에 더 같이 배려하는 게 있어요. 그게 정말 매력적이었죠. 많은 선배님들이 저를 도와주시고 조언해 주시면서 아름다운 연습 환경이 조성됐습니다."
"연습 과정 안에 정말 많은 사랑이 담겨 있어요. 제가 사랑을 중요시하는 사람이라 그런지, 뮤지컬을 하면서 사랑을 많이 느끼고 있어요. 연인이나 가족 간의 사랑도 있지만, 배우들 간의 끈끈한 교류와 사랑이 저한테 큰 힘이 되거든요. 뮤지컬의 가장 큰 장점이기도 해요."(웃음)
케이에게 가장 많은 조언을 전한 선배는 소속사 수장인 김준수다. 김준수는 모든 연습이 끝난 뒤 남아서 케이를 위해 조언하고, 직접 제스처를 만들어주는 등 솔선수범했다고. 케이는 디테일을 하나하나 다 신경 써주는 그 마음이 감사할 따름이다.
가장 많은 공을 들인 것은 발성을 바꾸는 것이다. 아이돌로 무대에 설 때는 예쁘고 사랑스러운 음색으로 팬들을 사로잡았다면, 뮤지컬 배우로 무대에 설 때는 극장을 채우기 위해 성량도 풍부하게 쓰고 더 파워풀해졌다. 케이는 발성을 넘나들면서 점점 음악에 재미를 붙이고 있다고 말했다.
"레슨도 계속 받고 있는데, '나도 이런 소리를 낼 수 있구나' 싶더라고요. 마냥 사랑스럽게만 부를 줄 알았는데 내 안에 비욘세가 있다는 걸 느끼고 있으니까요. 연습을 거치면서 가요와 뮤지컬 발성을 왔다 갔다 할 수 있도록 노력하고 있습니다."
케이는 처음으로 연기를 배우게 되면서 새로운 세계가 열리는 것을 느끼고 있다. 그동안 쌓아 놓기만 한 감정을 표출하면서 스트레스가 풀리는 카타르시스를 경험한 그는 연기에 점점 매료됐다.
"선생님이 하나하나 다 가르쳐주시고, 개인 연습을 거치면서 연기가 좀 늘고 있어요. 저희는 살면서 많은 일을 겪잖아요. 이별과 만남이 반복되면서 여러 감정을 배우는데, 그걸 익혀 놓기 시작했어요. 화가 나는 것까지 외웠다가 연기와 노래로 풀어요. 제가 원래 표출을 잘 못하는데, 연기하면서 화를 내보니까 그게 또 재밌더라고요. 만족도는 200%예요. 다른 배우들은 공연이 끝나면 피곤해 하시는데, 저는 에너지가 더 생길 정도라니까요?"(웃음)
케이는 첫 공연에서 관객을 만나게 된 그날을 평생 잊지 못한다. 가족들도 직접 예매해 케이를 응원하러 온 만큼 감격스러움은 배가 됐다.
"세종문화회관 같은 대극장은 처음 서봤어요. 이 무대에 선다는 것 자체만으로 '케이 많이 컸구나. 열심히 잘 올라가고 있구나'를 느꼈어요. '내가 지금 가는 길이 맞구나'라는 생각이 들어서 행복했죠. 어머니는 제가 나올 때마다 울컥하셨다고 하시더라고요. 그 얘기를 듣는 저도 감정이 막 올라왔어요."
뮤지컬 무대 위에서 팬들을 바라보는 경험도 소중하다. 아이돌 활동 당시 러블리너스(러블리즈 팬덤명) 앞에서 무대를 하면서 무한한 애정을 느꼈다면, 뮤지컬 무대에서는 자신을 모르는 일반 관객에게도 새롭게 매력을 어필하는 기분이 든다.
"저에 대해 열린 마음으로 보고 계시기 때문에 저도 좀 더 저만의 매력을 보여드리기 위해 이런 것 저런 것을 시도하고 있어요. 마치 자기소개를 새로 하는 기분이에요. 그런데 또 이걸 좋게 봐주시니까 뮤지컬에 대한 사랑은 점점 더 커져가고 있어요."
뮤지컬 배우 케이의 바람은 '드라큘라' 무대에 서는 것이다. 조금 더 경험을 쌓은 후 실력이 는다면 '드라큘라'의 미나 역을 해보고 싶다고. 특히 미나와 드라큘라의 듀엣곡인 '러빙 유 킵스 미 어라이브(Loving You Keeps Me Alive)'를 무대에서 부를 수 있길 간절히 바라고 있다.
"저는 캐릭터를 찰떡처럼 제 걸로 만드는 게 목표예요. 맡은 역마다 제 것이 됐으면 좋겠어요. 나중에는 미나도 그렇게 소화하고 싶어요. 그러기 위해 앞으로 다양한 작품에 출연할 거고요. 또 주변의 인연을 소중히 여기면서 더 크게 베풀 수 있는 케이가 되고 싶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