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경제동향

실력파 관료에 경제 맡긴 정부, 실리 챙겼다

[윤석열 시대-이런 나라를 만들자]

<6>관료 전문성 되살리자-관료사회 망치는 정치

DJ 경제관료 중용으로 IMF극복

전두환땐 '스태그 탈출' 이끌어


똑똑하고 소신 있는 경제 관료들은 호락호락하지 않다. 이 때문에 정치 권력들은 이들을 껄끄러워한다.

하지만 이들은 잘못된 정책을 바로잡을 수 있는 능력을 갖춘 경우가 많다. 이른바 좌파 정부로 일컫는 김대중·노무현 정권 당시에도 경제 실무와 운용 능력을 두루 갖춘 관료들을 중용해 실리를 챙겼다.



국제통화기금(IMF) 위기 속에서 출범한 김대중 정부는 이규성·강봉균·이헌재·진념·전윤철 같은 유능한 경제 관료들을 사령탑에 앉혀 경제를 신속하게 정상화했다. 물론 ‘위기 극복’이라는 가장 중요한 과제가 있었던 만큼 이념이 국정에 개입할 틈이 없었다는 점도 있지만 능력을 갖춘 관료들에게 경제 전반을 맡겨 자신의 뜻을 펼 수 있도록 했다. 이념을 앞세워 부동산 정책 등을 망쳤던 노무현 정부도 김진표·이헌재·한덕수 등 역량 있는 경제 관료들에게 기회를 줬다. 그 결과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등의 성과를 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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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론 능력 있는 경제 관료 중용의 필요성은 좌우를 가리지 않는다.

지난 1980년대 고물가·저성장의 스태그플레이션 상황을 벗어날 수 있었던 데는 전두환 정권의 경제 참모였던 김재익 전 경제수석의 힘이 컸다. 전두환 전 대통령은 김 전 수석에게 말버릇처럼 “당신이 경제 대통령”이라고 치켜세워줬다. 경제와 관련해서는 상당 부분의 전권을 넘겨 우리 경제가 연착륙하도록 도왔다.

문재인 정부 들어 무력화됐던 경제 관료의 기를 살려야 한다는 주장이 나오는 데는 이 같은 과거 정권의 전례가 있다. 우리 경제 상황은 녹록지 않다. 고물가 속에 원·달러 환율도 치솟아 스태그플레이션 우려가 나오고 있고 코로나19 방역도 심각하다. 최대 교역국인 중국 경제의 둔화도 심상치 않다. 경제 사령탑으로 전문 관료의 역량이 그 어느 때보다 필요한 이유다. 염명배 충남대 경제학과 명예교수는 “경제 부처는 소신과 역량을 갖춘 인물이 맡아야 한다”며 “대통령이나 국회에서 결정하는 대로 따르는 데만 급급해서는 안 된다”고 말했다. 그는 “정치권도 부처의 축적된 경험과 전문성을 무시하고 적당히 밀어붙이려는 안이한 태도로 임해서는 곤란하다”고 강조했다.



세종=권혁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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