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IT

"치욕스런 과거" vs "별 게 다 논란"…네이버 제페토 日 다이쇼풍 의상에 갑론을박

20세기 초 일본 연상시키는 굿즈

'다이쇼 로망' 논란 불거지며 논란

민간 의상인데 과도하다는 반응도

"이용자 항의에 현재는 판매 중단"

제페토 캡처. 사진 제공=연합뉴스제페토 캡처. 사진 제공=연합뉴스




네이버의 메타버스 플랫폼 제페토에서 일본 ‘다이쇼 시대(1912~1926)’풍 의상이 굿즈로 나와 갑론을박이 벌어지고 있다.



17일 정보기술(IT) 업계에 따르면 네이버 제페토는 지난 15일 다이쇼 시대풍의 남녀 의상을 선보였다. 제페토 이용자들은 플랫폼 내 플레이를 통해 얻은 코인으로 해당 아이템을 이용할 수 있다.

일부 이용자들은 다이쇼 시대풍 복장이 국내 기업이 운영하는 플랫폼에 나온 것에 대해 반발했다. 한 이용자는 “치욕스럽고 가슴 아픈 역사를 돈벌이로 이용하느냐”고 지적했다. 이 밖에 “이거 일본 앱이냐” “아픈 역사를 잊은 것이냐” “고통받은 조상님들을 생각해 보라” 등의 부정적인 반응들이 있었다.



이 같은 반응은 20세기 초 일본 다이쇼 시대를 그리워하는 사조인 ‘다이쇼 로망’에 대한 경계의 일환이다. 20세기 초 일본은 메이지유신 후 서양문물이 유입되기 시작하며 근대화가 본격 진행됐다. 이 시기 일본이 제국주의를 추진하며 한국은 일제강점기를 겪었다. 일본인들은 다이쇼 시대를 일본 역사의 문화, 경제가 풍족해던 시기로 보는데 이 때를 미화하는 콘텐츠들을 다이쇼 로망이라고 부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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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면 과거 역사적 배경을 활용한다고 모두 미화라고 보는 건 무리라는 반응도 있다. 한 네티즌은 “한 나라 전통 의복이 어때서 그러냐”며 “소련여자 채널 댓글처럼 개개의 잘못을 따지지 말라”고 주장했다. “군복이나 관복도 아니고 민간 의상까지 뭐라 하는 건 오바” “별 걸 다…심심하냐” 등 논란으로 삼기에 지나치다는 반응도 많았다.

‘소련여자’는 러시아 출신 유튜버 안드레예브나 옵친니코바(크리스)가 운영하는 채널이다. 최근 국내 일부 네티즌들은 소련여자를 향해 도핑 스캔들과 우크라이나 침공과 관련한 비난을 쏟아냈다. 반대로 “소련여자가 전쟁 낸 것도 아닌데 개인 유튜버에게 책임을 묻는 건 지나치다” “나름 풍자 콘텐츠로 러시아 비판에도 거침없던 유튜버인데 너무한 것 아니냐” 등 개인에 대한 비난을 삼가야 한다는 목소리도 있었다.

논란 이후 소련여자는 “러시아 도핑 말리지 못해 죄송합니다. 알았으면 내가 최선을 다해 말렸을 텐데”라고 했다. 사태와 무관한 자신을 비난한 네티즌들을 비꼰 발언으로 보인다. 우크라이나 침공에 대해선 “NO WAR, 어떤 이유로든 전쟁은 절대 안 된다”고 했다.



앞서 국내에서는 일본 만화 ‘귀멸의 칼날’이 다이쇼 로망 논란을 일으킨 바 있다. 이 만화 역시 다이쇼 시대를 배경으로 하고 있는데 주인공 탄지로가 착용한 귀걸이가 제국주의 상징인 욱일기를 연상시켜 비판을 받았다. 그럼에도 영화관에 상영된 귀멸의 칼날 극장판은 200만 이상의 관객을 모으며 인기를 끌었다.

이용자들의 항의에 네이버 제페토는 한국 버전에서 해당 의상 판매를 중단했다. 네이버 관계자는 “일본 지사에서 Z세대 사용자들이 좋아하는 스타일 의상이라 출시하게 됐다”며 “다이쇼 시대를 떠올릴 수 있다는 의견이 있어 국내 사용자 대상으로 해당 컬렉션을 삭제했다”고 했다.


박현익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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