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경제·금융일반

반도체 공정용 희귀가스에 무관세…택시, 특별고용지원업종 추가 지정

■洪부총리, 비상경제중대본회의

러시아·우크라産 수입 비중 큰

네온 등 할당관세 0% 적용하고

환율 상승세에 외환 안정화 주력

14개 업종 지정기간 연장도 검토

17일 홍남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비상경제중앙대책본부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17일 홍남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비상경제중앙대책본부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정부가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수입 의존도가 큰 네온·크립톤·크세논에 무관세를 적용한다. 양국 간 전쟁 장기화로 반도체 공정에 핵심적인 희소 가스 수급에 차질이 생기고 가격이 급등할 수 있다는 우려에서다. 코로나19 대유행이 길어지면서 택시운송업을 특별고용업종으로 지정해 지원금과 노동자 금융 지원 등을 제공하는 방안 역시 검토한다.





홍남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17일 정부서울청사에서 제56차 비상경제중앙대책본부회의를 열어 “다음 달 중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수입 의존도가 높은 네온과 크세논·크립톤에 할당 관세를 적용한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이 수입품에 기존 5.5%가 아닌 0% 세율이 적용된다. 할당 관세는 특정 수입품의 관세를 일정 기간 한시적으로 낮춰주는 제도다.

관련기사



이번 조치는 우크라이나 사태로 희소 가스의 공급이 어려워지고 가격이 급등해 반도체 산업에 타격이 생길 수 있다는 우려에 따른 것이다. 산업통상자원부에 따르면 지난해 우리나라 가스별 수입액 중 러시아 및 우크라이나산 비중은 네온이 28%, 크립톤과 크세논이 각각 48%와 49%다. 네온은 반도체 웨이퍼에 빛을 이용해 회로를 새기는 노광 공정에, 크립톤과 크세논은 반도체 회로 모양을 뺀 부분을 제거하는 식각 공정에 사용되는 핵심 소재다. 홍 부총리는 “에너지 수급 차질 우려가 고조되면 석유공사의 해외 생산 원유 도입 등 물량 확보를 즉시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수입 의존도가 큰 식량 공급과 관련한 대책도 내놓았다. 홍 부총리는 “옥수수 사료 대체 품목인 보리의 할당 물량을 당초 4만 톤에서 10만 톤으로 늘리려 했지만 이번에 25만 톤까지 증량을 추진한다”고 말했다. 또 국내로 수입될 예정이던 우크라이나산 옥수수 39만 1000톤 가운데 32만 2000톤에 대해 대체 물량을 확보했으며 러시아 수입 의존도가 큰 명태 수급에 차질이 생길 경우 정부 비축분(1만 1595톤)을 적기에 방출하는 방안도 추진한다고 덧붙였다.

정부는 외환시장 안정에도 주력한다는 입장이다. 홍 부총리는 “우크라이나 사태 이후 환율의 상승세가 계속되고 있다”며 “선물환 포지션 규제 완화를 최소 2분기까지 유지한다”고 말했다. 정부는 지난 2020년 3월 코로나19 대유행으로 외화 유동성이 줄어드는 상황에 대응하기 위해 선물환 포지션 비율 한도를 국내 은행은 40%에서 50%로, 외국 은행 지점은 200%에서 250%로 상향 조정한 바 있다. 또 홍 부총리는 금융기관이 유동성이 큰 자산을 많이 가질 수 있도록 외화 유동성커버리지비율(LCR) 규제를 80%에서 70%로 하향 조정한 것에 대해 “재연장 여부를 이달 중 발표하겠다”고 말했다.

코로나19 장기화로 인한 고용 안정 조치도 논의됐다. 홍 부총리는 “택시운송업을 특별고용지원업종으로 신규 지정하는 방안을 논의 중”이라고 했다. 특별고용지원업종으로 지정되면 고용 유지 지원금과 근로자 생활 안정 자금 융자 등 대상 및 규모가 비지정 업종에 비해 확대된다. 현재 정부는 △조선업 △여행 △관광숙박 △공연업 △항공기 취급업 △면세점 △전시·국제회의업 △영화업 등 15개 업종을 특별고용지원업종으로 지정해 지원 중이다. 정부는 조선업을 제외하고 이달 말 지정 기간이 만료되는 14개 업종의 지정 기간을 연장하는 방안도 검토한다. 정부는 앞서 지난 연말 조선업의 특별고용지원업종 지정 기간을 1년 연장한 바 있다.


세종=곽윤아 기자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더보기
더보기





top버튼
팝업창 닫기
글자크기 설정
팝업창 닫기
공유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