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경제·마켓

“러시아 산유량 30% 줄어든다”…‘에너지 공백’ 메우는 美

IEA, 러 내달 원유 감산 전망

美 수급불안에 셰일 증산 속도

유럽 등에 LNG 추가 수출 승인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여파로 세계 2위의 원유 수출국인 러시아가 산유량을 30%가량 줄여야 한다는 분석이 나왔다. 사우디아라비아 등이 서방의 증산 요구에 선뜻 나서지 않고 있는 가운데 미국이 셰일오일을 증산해 에너지 시장에서 러시아의 빈자리 메우기에 나서고 있다.






국제에너지기구(IEA)는 러시아의 원유 생산량이 다음 달 중 하루 300만 배럴가량 줄어들 것으로 전망했다고 미 CNN이 16일(현지 시간) 보도했다. IEA에 따르면 러시아는 현재 하루 1000만 배럴의 원유를 생산하고 이 가운데 절반을 수출하고 있다. 하지만 세계 주요 석유 회사와 해운사 등이 경제제재에 동참해 러시아산 원유 거래를 중단하거나 줄이면서 러시아가 원유를 30%가량 감산할 수밖에 없다는 것이 IEA의 설명이다.

IEA는 “러시아산 석유 수출 감소 가능성이 세계에 미칠 영향은 결코 가볍게 볼 사안이 아니다”라며 “이 같은 위기는 에너지 시장에 지속적인 변화를 초래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글로벌 원유 수급 불안에 미국은 발빠르게 대응하는 모습이다. 니혼게이자이신문은 미 에너지정보국(EIA)을 인용해 미국 내 셰일오일 증산에 속도가 붙으면서 올해 말 산유량이 지난 2월 대비 하루 100만 배럴 이상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고 17일 전했다. 이는 러시아 원유 수출량의 약 20%에 해당하는 규모다. EIA는 미국 내 원유 생산량이 올해 말 하루 1264만 배럴에서 내년 7월에는 1297만 배럴까지 증가해 역대 최고였던 2019년 11월을 웃돌 것으로 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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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은 우크라이나 사태 이후 에너지 수급이 악화한 유럽에 대한 수출도 확대하고 나섰다. 미 에너지부는 액화천연가스(LNG) 생산 업체 셔니어에너지가 하루 약 2039만 ㎥의 LNG를 유럽을 포함해 미국이 자유무역협정(FTA)을 맺지 않은 국가에도 추가 수출할 수 있도록 승인했다고 이날 밝혔다. 러시아산 에너지 의존도가 높은 유럽이 LNG를 차질 없이 공급받을 수 있도록 하기 위한 조치다. 러시아는 유럽 천연가스 수요의 30∼40%를 공급해왔다. 미국은 LNG 생산능력을 확대해 올해 말까지 수출을 종전 대비 20% 늘릴 것으로 예상된다.

실제로 미국 에너지 업체 셈프라의 댄 브루일레트 회장은 미국 루이지애나에 있는 LNG 공장의 연간 생산능력을 675만 톤 늘릴 예정이라고 밝히기도 했다.

미국이 이처럼 에너지 시장에서 수출 및 증산에 앞장서는 가운데 중동 산유국들은 원유 증산에 여전히 미온적인 태도를 보이고 있다. 사우디아라비아와 아랍에미리트연합(UAE), 이란 등 석유수출국기구(OPEC)와 기타 산유국 협의체인 OPEC+는 최근 “시장이 균형 잡힌 상태”라며 통상 수준인 월 40만 배럴 증산을 넘어서는 원유 생산을 거부했다. 이날 보리스 존슨 영국 총리는 사우디아라비아를 방문해 증산을 요청했지만 증산 약속을 받지는 못했다고 로이터통신 등이 보도했다.

반면 일부 산유국은 증산 계획을 밝히기도 했다. 브라질의 벤토 알부케르케 광업에너지부 장관은 최근 미국 정부 측에 원유 생산량을 늘리겠다는 입장을 전했다고 AFP통신이 전했다. 브라질은 원유 생산량 상위 10위권 국가로 하루 약 300만 배럴을 생산하고 있다.

김흥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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