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DC현대산업개발이 4291가구 규모의 광명11구역 재개발 시공에서 손을 뗀다. 지난 1월 광주 화정동 아이파크 붕괴 사고 이후 광주 외 지역에서 현대산업개발의 시공이 배제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18일 광명11구역 조합 측은 조합원들에게 보낸 문자에서 “금일 시공사인 현대사업단으로부터 우리 조합이 제시한 공동이행방식(현대산업개발의 시공 배제 및 아이파크 브랜드 미사용)을 수용하겠다는 현대건설과 현대산업개발 양 사 간 협약된 공문서가 조합에 접수됐다”며 조만간 공동이행방식을 확정하는 절차에 돌입하겠다고 밝혔다. 조합은 “현대산업개발을 시공에서 배제하고 아이파크 브랜드를 사용하지 않음으로 인해 부실시공 및 아파트 가치 하락을 방지할 수 있을 것으로 판단된다”고 밝혔다.
이로써 광명11구역은 현대건설이 단독 시공하고 힐스테이트 단일 브랜드를 달게 될 것으로 전망된다. 공동이행방식으로 진행되는 만큼 HDC현대산업개발은 시공에서는 빠지되 지분 참여를 통해 이익을 공유할 것으로 보인다. 현대산업개발 관계자는 “공동이행방식의 세부 내용은 현재 협상 중”이라고 밝혔다.
이번 시공 배제는 광주 외 지역에서 현대산업개발 시공 배제가 확정된 첫 사례다. 1월 광주 화정아이파크 신축 아파트 공사 현장에서 붕괴 사고가 발생한 직후인 2월 현대산업개발은 광주 북구 운암3단지 재건축 시공에서 배제된 바 있다.
현재 전국 정비사업장 곳곳에서 현대산업개발과의 시공사 선정 계약을 해지하는 수순을 밟고 있어 사태는 점점 커질 것으로 전망된다. 현대산업개발이 단독 수주한 재개발 사업 중 규모가 가장 커 시공비만 1조 원에 달하는 부산시민공원 촉진3구역 재개발조합도 오는 5월 현대산업개발의 시공권 해지 여부를 논의하는 총회를 개최한다. 현대산업개발이 컨소시엄으로 참여한 곳도 사정은 마찬가지다. 2300가구 규모의 부산 서금사A구역 조합은 4월 초 정기총회에서 현대산업개발 시공 계약 해지를 안건으로 상정할 계획이다. 이곳은 롯데건설과 공동 수주한 곳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