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LB와 디스커버리 등의 브랜드로 유명한 패션기업 에프앤에프(F&F(383220))가 드라마 제작사를 인수하고 글로벌 콘텐츠 시장 진출에 나선다. 콘텐츠 산업을 회사의 신성장 동력으로 키우면서 소비재 전문 회사로서 마케팅 등에서 시너지를 창출하기 위한 포석으로 해석된다.
18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에프앤에프는 드라마 제작사 '빅텐츠(빅토리콘텐츠)'에 약 235억 원을 투자해 지분 50.77%를 인수한다. 최대주주인 조윤정 빅텐츠 대표와 재무적투자자(FI)들이 보유한 구주를 인수하는 한편, 신주 유상증자에도 참여해 경영권을 확보하는 방식이다.
빅텐츠의 주요 FI로는 중국 투자사인 프로메티우스캐피탈을 비롯해 키움인베스트먼트, 메리츠금융증권 등이 있다. 조 대표는 일부 지분을 보유하며 계속 경영에 참여한다.
에프앤에프는 의류 브랜드 MLB와 디스커버리 등을 운영하면서 국내 뿐아니라 중국 등 해외 시장에서도 왕성하게 패션사업을 전개하고 있다. 지난해에는 사모펀드(PEF) 운영사인 센트로이드인베스트먼트와 세계 3대 골프 브랜드인 테일러메이드를 인수하며 스포츠 용품 분야로 사업 보폭을 넓혔다.
2003년 설립된 빅텐츠는 TV드라마 전문 콘텐츠 제작사로 코넥스에 상장돼 있다. 빅텐츠는 '발리에서 생긴 일', '쩐의 전쟁', '대물' 등의 히트작을 내놓으며 드라마 제작사로 명성을 쌓았다. 최근에도 '멀리서 보면 푸른 봄', '달이 뜨는 강', '단, 하나의 사랑' 등을 제작했다. 지난해 매출은 248억 원, 영업이익은 7억 원을 기록했다.
에프앤에프는 콘텐츠 사업을 신성장 동력으로 삼겠다는 전략 속에 빅텐츠를 품은 것으로 파악된다.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 시장의 성장과 더불어 한국 드라마 및 영화 등 K-콘텐츠가 세계적으로 주목을 받자 콘텐츠 산업의 성장성을 높게 본 것이다.
에프앤에프는 향후 빅텐츠가 가진 유망 콘텐츠 지식재산권(IP)과 제작 역량을 바탕으로 글로벌 시장 진출을 적극 추진할 계획이다. TV 등에 집중했던 콘텐츠 공급도 넷플릭스 등 OTT 서비스로 확장해 나갈 예정으로 전해졌다.
또 에프앤에프는 빅텐츠가 제작하는 드라마나 영화에 자사 의류 브랜드를 노출하는 방식 등으로 직·간접적인 마케팅 효과도 기대하고 있다. 빅텐츠 역시 에프앤에프라는 든든한 우군을 확보해 향후 콘텐츠 제작업에서 공격적인 사업 확대에 나설 수 있게 됐다. 추진 중인 코스닥 이전 상장 작업에도 속도가 붙을 전망이다.
IB업계 관계자는 "소비재 중심 기업인 F&F로서는 마케팅에서 시너지를 낼 수 있다는 점만으로도 충분히 기대할만한 투자"라며 “빅텐츠는 막강한 자금력을 가진 모회사를 발판으로 글로벌 콘텐츠 시장 진출에 날개를 달게 됐다”고 평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