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증시가 미국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Fed·연준) 고위인사들의 잇단 매파(통화긴축 선호)적 발언에도 16개월 만에 최고의 한 주를 보냈다.
18일(현지시간) 뉴욕증시의 다우존스30 산업평균지수는 전장보다 274.17포인트(0.80%) 오른 34,754.93에 거래를 마쳤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500 지수는 51.45포인트(1.17%) 뛴 4,463.12에,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 지수는 279.06포인트(2.05%) 뛴 13,893.84에 각각 장을 마감했다.
이번주 전체로는 다우 지수가 5.5%, S&P 500 지수가 6.1%, 나스닥 지수가 8.2% 각각 상승했다. 3대 지수 모두 지난 2020년 11월 이후 최대폭 주간 상승을 기록했다.
앞서 지난주까지 우크라이나를 둘러싼 지정학적 위기 고조로 다우 지수는 5주 연속, S&P 500 지수는 2주 연속 각각 큰 폭으로 하락한 바 있다.
뉴욕증시의 급반등은 3년여 만의 첫 금리인상으로 연준의 통화긴축을 둘러싼 불확실성이 해소되고, 미국 경제에 대한 자신감이 높아진 덕분이다.
연준이 3월을 포함해 연내 7회 금리인상 가능성을 시사했으나, 이는 그만큼 미국의 경제성장과 노동시장 회복에 대한 강한 믿음이 있다는 반증으로 풀이됐다.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은 지난 16일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 후 기자회견에서 “미국 경제는 강하다”고 여러 차례 강조했다.
시장이 이날 연준 고위 인사들의 매파적 발언을 가볍게 소화해낸 것도 비슷한 맥락으로 보인다.
제임스 불러드 세인트루이스연방준비은행(연은) 총재는 올해 안에 기준금리를 3% 이상 수준으로 올려야 한다고 밝혔고, 크리스토퍼 월러 연준 이사는 한 번 이상의 50bp(1bp=0.01%포인트) 인상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지정학적 위기에 따른 경제 여파가 다소 약해진 것도 투자 심리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쳤다. 특히 급등하던 국제유가가 안정을 되찾으면서 인플레이션 또는 스태그플레이션 공포를 누그러뜨린 것으로 보인다.
4월 인도분 서부 텍사스산 원유(WTI)는 전날보다 배럴당 1.7%(1.72달러) 오른 104.70달러에 마감됐으나, 지난 6일 한때 배럴당 130달러를 넘겼던 것에 비하면 20달러 이상 낮은 수준이다.
또 서방의 전방위 경제제재로 국가부도 위기에 몰린 러시아가 최근 달러 표시 채권 이자를 달러화로 지급해 일단 급한 불을 끈 것도 호재로 받아들여졌다.
이날 뉴욕증시에서는 세일즈포스(4.0%↑), 애플(2.1%↑), 엔비디아(6.8%↑) 등 기술주가 오름세를 주도했다.
미 식품의약국(FDA)에 코로나19 백신 2차 부스터샷(추가접종) 사용허가를 신청한 모더나는 6.3% 급등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