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정보당국은 러시아의 재래식 병력과 무기가 소진되면 서방에 대해 핵무기 사용 위협을 가할 것이라는 분석을 내놓았다.
지난 17일(현지시간) 블룸버그 통신에 따르면 미 국방정보국(DIA)은 국장인 스콧 베리어 중장의 명의로 된 67페이지 분량의 보고서를 미 하원 군사위원회에 제출했다. 베리어 중장은 우크라이나의 결사 항전 태세와 서방의 경제 제재가 합쳐져 러시아의 현대식 정밀 유도 무기 생산 능력을 위협할 것이며, 이를 통해 러시아의 재래식 무기 체계가 약화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이미 러시아 핵무기 경보 상태를 높여 경계 태세를 강화했다. 그는 우크라이나 침공 나흘째인 지난달 27일 "서방이 러시아에 우호적이지 않은 조처를 하고 있다"며 핵무기 운용부대에 경계 태세 강화를 지시했다.
베리어 중장은 이에 대해 "긴급 상황시 더 높은 경계 상태로 빠르게 전환할 수 있게 준비를 강화하라는 것"이라고 해석했다. 그러면서 "이는 적들을 위협하는 동시에 러시아에 유리한 조건으로 상대가 종전 협상에 나서도록 압박하기 위해 전술, 비전략 핵무기를 사용할 수 있다는 러시아의 입장을 반영하고 있다"고 말했다.
베리어 중장은 또 세계위협 요약보고서를 통해 "러시아는 계속되는 경제 제재로 장기적 경기침체와 외교 고립에 빠지게 될 것"이라고도 전망했다. 그러면서 "우크라이나와 옛 소련권에 대한 영향력 회복이 침공의 핵심 동기였을 것"이라며 "손실이 더 커져도 우크라이나 정부가 러시아에 더 유리한 조건을 제시할 때까지 더 치명적인 무기를 사용해 압박할 것"이라고 덧붙였다.